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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Jan 24. 2024

나에게 '소란글방'이란?

나에겐 '소란글방'이란 모임이 있다. 매주 화요일 10시~12시 동네 카페에서 만난다. 나까지 포함해서 4명이었는데 이번에 30대 젊은 신입을 영입해서 5명이 됐다. 모이면서 주로 하는 것은 '수다'다. 80%를 수다를 떨고 나머지 20%를 글쓰기 관련 이야기를 나눈다.


이 모임은 동네 주민센터 글쓰기 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만들어졌다. 처음 모임을 할 때 브런치작가 되기를 목표로 했고 지금은 4명 모두 브런치작가가 됐다. 이후 전자책 쓰기를 목표로 해서 나 포함 2명이 전자책을 발행했다. 한 분은 종이책을 준비하고 계신다. 이런 실적(?)이 나오고 있지만 매주 모임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가끔 '이 모임을 계속 나가야 하나?'란 생각이 들 때도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어떤 날은 아무 소득 없이 수다만 할 때가 있는데 그런 날은 조금 허탈한 기분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걱정 없이 만나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모임이 있는 게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떤 소득이 필요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그런 존재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한번 모임이 없어질뻔한 위기가 있었기에 우리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추가한 게 독서토론과 합평이다. 2주에 한번 글쓰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책을 선정해서 읽고 모임에서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글쓰기에도 적용해서 실력을 키운다. 처음으로 선정한 책은 '묘사의 힘'이었다. 글을 설명하기보다는 묘사를 해서 보여주기식으로 쓰라는 게 책의 주된 내용이다. 우리는 그 책을 읽고 글에 적용했고 나름 글쓰기 실력이 조금 늘었다고 자부했다.


그리고 합평. 합평은 각자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글을 읽고 그에 대한 평을 해준다. 모임에서 말로 해줄 때도 있고 카톡창에서 할 때도 있다. 합평을 받으면 뭔가 막혀있던 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기분이다. 나 역시 글이 뭔가 부족한 거 같은데 답을 못 찾을 때 합평을 부탁한다. 그러면 멤버들이 의견을 주면 글을 완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상대방이 봐주고 이야기해 주니 참 유익하다.


우리는 모임을 하면서 친밀감이 생겨 작년 연말에는 모임도 했다. 2023년 12월 30일 토요일 오후에 부부동반으로 함께 식사를 하고 티타임을 가졌다. 여자들은 다들 아는 사이지만 남자들은 서로 몰랐는데 다들 부인 믿고 나온 건지 어쨌든 나오셨다. 난 아이가 어려 3살 아이도 데려갔다. 어찌 됐든 남자들은 적응을 잘했고 식사와 티타임을 하며 나름 꽤 친해졌다. 1차 식사 모임은 조금 어색하게 끝났지만 2차 티타임에서는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 와인, 빵, 과자를 함께 먹으며 연말 분위기를 한껏 누렸다. 아직 다음 모임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 또 모이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나에게 '소란글방'은 

글 실력도 키우고,

수다도 털고,

가끔 가족 모임도 하는

소중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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