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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거니 Feb 09. 2022

독립하고 싶다면 디자인

디자이너도 아닌데 디자인 공부하기

요즘 디자인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 다니는 스타트업에서 디자인 툴을 다루고 있기도 하고, 독립에 가장 필수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해서다. 전문 디자이너도 아닌데 디자인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대학생 시절 광고 동아리를 다니면서 느낀 건 기획력이 좋아도 구현할 수 있는 스킬이나 감각이 없다면 아무 소용 없다는 거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까지는 만들 수 있었지만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프로 같은 디자인 툴을 거의 만질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제작, 더 나아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약이 생긴다. 아이디어가 묻히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디자인은 비단 어도비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디자인 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파이썬이나 C언어 등의 코딩이나 앞서 언급한 프레젠테이션 툴, 엑셀, 심지어 글쓰기 툴에도 적용된다. 디자인이라고 썼지만 더 정확히는 '뭔가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디자인 툴을 다룰 수 있는 스킬은 그 중심에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 아이디어를 시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그림과는 또 별개의 영역이다. 물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디자인적 감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림을 못 그린다고 해서 디자인을 못하는 건 아니다. 손으로 잘 그리는 능력보다는 오히려 잘 보는 게 더 도움이 많이 된다. 즉 어떤 디자인이 좋은지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 그게 디자인 공부다.


디자인은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각종 '요소'의 '보정과 배치'이다. 디자인에서의 요소는 배경이 될 수도 있고, 글자가 될 수도 있고, 도형이나 이미지가 될 수도 있다. 그 요소를 알맞게 보정하고 배치하는 게 디자인의 거의 전부다. 디자인에는 정답도, 공식도 없다. 다만 확실한 오답은 있기에 그걸 피해 갈 뿐이다. 정답이 없다는 건 매번 창의적으로 결과물을 뽑아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디자인의 희열과 고통은 여기에서 온다.


디자인은 논리가 아닌 감각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정해진 틀을 따른다. 특히 색감이나 각종 비율은 거의 공식화가 가능할 정도다. 소위 황금비율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게 대표적이다. 색감 역시 잘 어우러지는 조합이 분명 존재한다. 생뚱맞은 색 조합을 사용하면 누가 보더라도 디자인이 어색해진다.


생각해보면 사람이 만든 거의 모든 존재는 디자인의 산물이다. 책상이나 달력, 유튜브 썸네일도 다 마찬가지다. 그러니 '디자인 감각이 없다'며 포기한다면 뭔가를 만들어내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물론 바로 복잡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뚝딱하고 뽑아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정도, 깔끔한 정도의 결과물은 누구나 낼 수 있다.


만약 회사를 통하지 않고 독립을 하려면, 아니 회사를 다닌다고 해도 디자인 능력은 큰 힘이 되어준다. 특히 콘텐츠를 만들고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이 있다면 디자인은 거의 필수적이다. 매번 외주를 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을 때의 이야기다. 애초에 디자인 경험이 없으면 뭐가 좋은지를 알아볼 수가 없다. 전문지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감각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디자인 감각은 훈련과 학습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워야 할까? 디자인을 하기 위해 회화의 역사를 뒤적일 이유는 없다. 아까도 말했듯 그림과 디자인은 다른 영역이다. 먼저 디자인 툴을 중심으로 시작하면 좋다.


1. 어도비 포토샵

2.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3.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 or 애플 파이널 컷

4. 프로크리에이트 (아이패드)


조금이라도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다 들어봤을 프로그램이다. 관련 강의도 유튜브에 무료로 풀려있는 경우가 많아 잘 찾으면 크게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익힐 수 있다. 물론 프로그램 자체를 받으려면 구독을 하거나 구매를 해야 한다는 단점은 있다. 난 현재 어도비 프로그램을 구독하고 있고, 프로크리에이트도 구매할 예정이다. 특히 일러스트레이터는 실무에서 정말 잘 활용하고 있다.


디자인 툴 사용법과 함께 디자인 자체에 대한 공부도 병행하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좋은 디자인을 따라 해 보는 방법도 있고, 책이나 강의를 참고해도 된다. 색조합을 안내하는 사이트도 많으니 자주 방문해서 감각을 키우는 것도 좋다. 여기에 타이포그래피(글자와 관련한 디자인) 정도만 배워두면 기본적인 디자인은 거의 완벽하게 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도 디자인을 계속 배워가고 있는 중이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독립하는 삶을 위해 디자인 공부를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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