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동안 경험한 것, 또 경험할 것
작년 7월부터 브런치를 시작했으니 이제 반년이 조금 넘었다. 후기를 한 번쯤 작성할 때가 되었다. 오늘따라 소재가 없어서 고민했는데 마침 잘됐다. 역시 매일같이 글을 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브런치는 카카오가 밀어주는 블로그 플랫폼이다. 대표적인 경쟁자로는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가 있다. 티스토리도 결국 카카오 산하에 있으니 결국엔 네이버 블로그와 자웅을 겨루는 중이다. 사실 브런치 입장에서는 자신이 네이버 블로그와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둘은 성격이 정말 다르니까.
난 이 브런치와 더불어 티스토리, 네이버 블로그 계정도 가지고 있다. 브런치는 셋 중 글쓰기에 조금 더 특화되어 있다. 작가로 선정돼야 글을 발행할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 에디터 UI도 가장 깔끔하다.
카카오 색깔을 쭉 빼고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밀어주는 게 보인다. 라인 스티커로 도배가 된 네이버 블로그의 현실을 생각해본다면 말이다. 상대적으로 브런치 메인이나 카카오 뷰, 다음 메인 등에 노출되는 비율도 높다. 조회수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플랫폼이 아니기에 직접적인 이득은 없지만,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에 비해서 확실히 너그럽다. 물론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말이다.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는 리뷰, 정보성 글이나, 광고글이 주를 이룬다. 조회수가 수익과 연계되다 보니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상위 노출을 노린다. 그러다 보니 '네이버 블로그 & 티스토리 = 상업적 블로그'라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 브런치의 경우 작가 선정이라는 단계를 거치는 데다 광고 수익이 전혀 없어 상대적으로 포스팅의 퀄리티가 높고, 상업성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브런치는 '작가를 위한 글쓰기 플랫폼'이라는 포지션을 계속 내세우고 있다. 카테고리가 아닌 매거진이나 브런치 북으로 네이밍을 하고, 출판 기회를 플랫폼 단위에서도 모색을 해준다는 게 인상적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먼저 광고 수익 등 직접적인 이득이 없기에 계속 포스팅을 할 동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포션(Portion)이 워낙 작다 보니 확장성의 한계가 명확하다.
그래도 브런치를 계속 이어가는 이유가 뭘까? 결론부터 말하면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자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브런치 작가 출신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네이버 블로거나 티스토리 블로거보다는 더 내세우기 좋다. 플랫폼에서 한번 검증이 된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다.
최근에는 브런치를 통해 투고나 포스팅 공유 제안도 몇 건 받았다. 회사를 통하지 않고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고자 하는 나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다. 다음이나 브런치 메인에 여러 번 노출이 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조회수가 수직 상승하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요즘엔 방문자수가 꽤 안정적으로 나온다.
기존에 각종 프로모션이나 홍보로 점철되어있던 마케팅 혹은 브랜딩은 이제 '발견성'을 주축으로 전개된다. 자기가 좋은 브랜드라고 사방에 떠들어대는 게 아니라 좋은 브랜드로 발견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데다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일관되게 좋은 영향력을 제공한다면 진정성이 나오고, 그 진정성을 토대로 '내 사람'을 모을 수 있다. 내 사람은 쉽게 떠나가지 않는다. 계속 모닥불 곁에 앉아 내가 하는 말을 경청해준다.
물론 브런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여러 플랫폼을 이용해 자신을 계속 노출해야 한다. 당장에는 한 달 안에 출간을 할 예정이고, 유튜브 채널도 시작하려 한다. 브런치를 통해 많은 경험을 했고, 또 기회를 얻었다. 앞으로는 또 무슨 일이 있을까? 알아보는 방법은 단 하나.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