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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거니 Apr 14. 2022

[7] 유튜브를 다시 시작했다

2022.4.14 성장로그

현 시점에서 가장 지배적인 플랫폼은 누가 뭐라고 해도 유튜브다. 그 생태계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가보고자 시도하길 여러 차례. 결과는 무반응의 연속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 시장은 레드 오션 그 자체다. 그렇다면 굳이 힘들게 영상을 편집해서 올릴 이유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를 지향하고 있다면, 혹은 사업을 해 나갈 생각이라면 유튜브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직장인의 2대 거짓말이 '퇴사할 거야'와 '유튜브 할 거야'라는데 적어도 내겐 허언이 아니게 되었다. 다만 이 두 가지가 왜 거짓말이 될 수밖에 없는지도 이해가 된다. 가볍게 시작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물론 경중을 따지자면 퇴사가 훨씬 더 큰 사건이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고, 또 유지해나가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몇십, 몇백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만 보면 나도 쉽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나도 할거 없으면 유튜브나 할까?'식의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조금만 해보면 알게 된다. 할 게 없으면 유튜브도 할 수 없다는 걸.


다른 콘텐츠도 그렇지만 유튜브 영상을 끌고 가는 건 결국 내용이다. 애초에 브랜드 자산이 충분히 쌓인 셀럽이 아닌 이상 말이다. 어떤 연예인은 마카롱을 만드는 영상으로 몇십, 몇백만의 조회수를 수월하게 올리지만, 일반인인 내가 그 정도 조회수를 올리려면 마카롱 100만 개 만들기 정도는 해야 한다. 심지어 그렇게 해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소위 알고리즘의 수혜를 받는 방법을 풀어놓는다. 이런 키워드를 쓰고, 이런 방법으로 구독자를 늘리고 하는 식으로. 그렇게 얼마간 끌고 갈 수는 있다. 그러다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낸다. 본말이 전도된 탓이다.


유튜브가 다른 소셜 미디어와는 달리 조금 더 묵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 사진이나 글 위주의 타 플랫폼보다 영상 콘텐츠가 만들기 힘들다. 둘, 신변잡기를 올리는 게 아니라 내 브랜드를 내걸고 계속 콘텐츠를 다양하게 생산해야 한다. 브이로그가 대표적이다. 브이로그는 가장 접근하기 쉬운 시장이면서 동시에 가장 치열한 경쟁의 장이기도 하다. '그냥 내 일상을 올린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그 수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점도 난관이다. 영상미가 뛰어나거나, 특별한 경험을 시켜주거나, 외모가 뛰어나거나, 목소리가 아주 좋거나 하는 등 뭔가가 있어야 한다. 아니면 아예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겠다.


물론 누군가는 조악한 영상 퀄리티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여기서 착각을 하면 안 된다. 이런 사람은 '조악해서' 인기를 끈 게 아니라 '조악하지만 내용이 좋아서' 관심을 끈다. 유익할 수도 있고, 재미있을 수도 있고, 감동적일 수도 있고, 혹은 궁금했던 걸 해결해줄 수도 있다. 이는 관심을 끄는 콘텐츠의 네 가지 유형이기도 하다. 만약 유익하지도, 재미있지도, 감동적이지도, 궁금하지도 않은 콘텐츠라면 지속되기 어렵다. 무관심은 생각보다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특히 수익도 없이 오히려 돈을 써가며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면 점점 의욕이 저하된다. 유튜브 광고 수익이나 협찬 수익 등이 화제가 되곤 한다. 그래서 이것만 보고 '나도 할거 없으면 유튜브나 해볼까?'식의 생각을 하게 된다. 다만 유튜브 광고 수익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려면 구독자 수 기준으로 상위 10% 안에는 들어야 한다. 생각보다 꽤 높은 장벽이다. 물론 소수의 몇몇은 억대 이상의 수익을 쓸어가지만 말이다.


그래서 '쉽게 돈 벌어야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간 얼마 못가 나가떨어진다. 운때를 잘 맞추면 단기간에도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운이 좋은 경우다. 그렇다고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또 없으니 이런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영상을 해야 할까, 아니면 잘 팔리는 영상을 해야 할까?' 이 두 가지가 딱 맞아떨어지면 좋겠지만 현실은 역시 녹록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자만 겨냥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후자만 노리는 게 낫다. 만약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말이다. 전자는 정말 크게 돌아가는 길이다. 결국 둘 사이의 밸런스를 잘 맞추면서 나갈 수밖에.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난 왜 유튜브를 하는 걸까?'






이는 '나는 왜 브런치를 할까?'나 '나는 왜 책을 쓸까?' 같은 질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먼저 나오는 대답은 돈이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근데 뭔가 석연치 않다. 사실 당장의 먹고사니즘을 해결하려면 직장에 들어가는 게 최고다. 직접적인 수익 창출이 불가한 브런치나 소소한 인세만 받을 수 있는 책은 사실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가장 은혜로운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 대비 효율이 잘 나오지 않는다.


또 돈을 목표로 유튜브를 하다 보면 결국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어그로성 콘텐츠만 잔뜩 만들어야 한다. 그게 단기간에 가장 빠르게 내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이니까. 몇 번은 팔딱거리는 물고기를 낚을 수 있지만 지속하기는 어렵다. 누군가는 영향력을, 누군가는 재미를, 누군가는 자아실현을 얘기한다. 그럼 저마다의 목적에 맞는 방법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걸 뚝심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


그럼 난 왜 유튜브를 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더 많은 이에게 닿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즉 영향력이다. 일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제대로 살아낸다는 이 브런치의 콘셉트를 더 넓은 풀(Pool)에 전하고 싶다. 더 많은 이들이 나답게, 충만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그래서 영상 편집보다 글쓰기가 더 편하고 좋은 나지만 오래간만에 프리미어 프로(영상 편집 프로그램)를 잡았다. 


주제 선정에도 공을 들였다. 사실 '유튜브 해야지'라는 결심보다 더 어려운 건 '그래서 뭐하지?'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면서, 유용하면서, 동시에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구체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단순히 '퇴사와 독립'이라고 하면 굉장히 막연하다. '의미 있는 인생을 사는 법'은 더 두루뭉술하다. '이런 것까지 세세하게 다룬다고?' 싶을 정도로 나아가야 한다. 사실 내 단점이기도 하다. 현실성 없는 추상적인 얘기만 한없이 늘어놓는. (물론 동시에 장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대한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왜 퇴사를 했는지, 돈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좋아하는 일은 어떻게 찾는지 등 방법론을 베이스로 해서 인사이트를 하나씩 얹을 예정이다.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도 담고 싶다. 아무래도 나 한 명의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하고 싶은 얘기가 아주아주 많으니 걱정은 없다.


또 고민 끝에 얼굴이 나오지 않는 라디오 형식의 영상으로 결론을 내렸다. 신상 문제도 있지만 카메라가 너무 어색하다. 물론 계속하다 보면 조금씩 고쳐진다는 걸 알지만 그보다는 내 장점을 더 살리기로 했다.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선구자인 게리 바이너척도 '자신의 DNA'에 맞는 포맷의 콘텐츠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또 나 자신의 유튜브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이기도 하다. 어차피 영상미로 승부를 하는 게 아니라면 팟캐스트를 듣듯이 내용에 집중시키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평소에도 대사 위주의 영상은 딱히 들여다보지 않고 듣기만 하는데 그럴 거면 내 얼굴이 나올 필요가 있나? 이런 생각을 했다. 라디오 콘텐츠도 나름의 장점이 있다. 영상을 볼 필요가 없으니 자기 할 일을 하면서 들을 수 있다. 배경음악처럼 틀어놓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배터리를 아낄 수 있는) 검은 화면에 자막만 달아서 영상을 제작했다. 손도 그만큼 덜 가니 일석이조다. 대신 내용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야겠지. 배경음악도 깔지 않으니 사실상 내가 말해주는 게 콘텐츠의 거의 전부니까. 사실 말도 대본을 보면서 하니까 쓰는 글이 콘텐츠의 전부다.


'유튜브 떡상하는 법'이나 '유튜브 구독자 늘리는 법' 같은 공식(?)을 하나도 따르지 않고도 채널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한번 알아보고자 한다. 진실하게 다가가다 보면 언젠가는 닿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구독 정보는 아래와 같다. 다들 방문하셔서 둘러보시고 좋으면 댓글 한 번씩만 부탁드림다. 구독이나 좋아요보다 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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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신거니>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PcCA5EOiKoEfuUjvXfXPgg

'나답게, 그리고 충만하게'라는 모토 아래 퇴사와 독립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반 백수입니다.


주로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1. 퇴사를 하고 살아남는 방법

2. 독립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

3. 일을 하며 성장하는 방법

4.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고 충만할 수 있는 방법

5. 시시콜콜 공감 가는 직장 이야기


현재는 이런 일을 하고 있어요!

1. 출간 작가 («퇴근한 김에 퇴사까지» / 4월 중 출간 예정)

2. 브런치 작가 (신거니) https://brunch.co.kr/@gunnythegreat 

3. 스타트업 에디터

4. 그리고 유튜버 (신거니) https://www.youtube.com/channel/UCPcCA5EOiKoEfuUjvXfXPgg 


비즈니스 문의 및 상담 등은 아래 주소로!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1. 인스타그램 (신거니) DM @gunnythe_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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