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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거니 Apr 29. 2022

[8] 첫 책을 출간했다

2022.04.29 성장로그

책을 낸다는 것


작가 입장에서는 책 한 권을 내는 게 출산에 맞먹을 정도로 힘들다고 한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책 출판의 거의 모든 과정을 진행하다 보니 꽤나 번거로운 작업이었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도움을 받았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책을 내고 출간 작가가 된다고 해서 바로 돈방석에 앉는 것도 아니고, 유명인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보통은 반대로 흘러간다. 이미 돈이 많은 이들이 책을 내고, 이미 유명한 이들이 책을 낸다. 그리고 자신의 자본력이나 인기를 활용해 그 책을 판매한다. 그렇게들 흘러간다. 그래서 아무런 유명세도 없는 내가 책을 내는 건 드넓은 바다에 조약돌을 하나 던지는 행위만큼이나 부질없는, 그저 자기 위안에 그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는 왜 책을 냈을까? 그리고 또 다음 책을 구상하고 있을까? 돈을 벌기 위함인가? 물론 사내 복지의 일환으로 이번 책을 냈기에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지만 사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책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적어도 '먹고살 만큼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건 출판시장의 현황으로 미루어보면 꽤나 어려운 일이다. 물론 소소한 수입을 기대해 볼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사실 그보다는 자기만족이 더 크고, 그보다는 퍼스널 브랜딩 목적이 더 크며, 누군가에게 닿았으면 하는 마음이 제일 크다. 사색과 경험이 내 안에서만 그친다면 그건 그저 지적인 유희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서 나온 유의미한 인사이트는 어떤 형태로든 누군가에게 닿아 도움을 주어야 한다. 적어도 내 안에서 나온 건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고, 나 역시 구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시장은 연일 불황이지만 책이 가진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이도 책을 냈다고 하면, 즉 출간 작가라고 하면 괜히 다시 보이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많은 걸 성취한 이들은 예외 없이 방송에 출현하거나 혹은 책을 낸다. 그리고 대개는 둘 다 한다. 결국 자신이 이룬 결과물을 어떤 형태로든 나누고 싶어 하는 거다. 그리고 책은 그런 욕망 내지는 욕구에 가장 적합한 도구가 된다.


책을 쓰는 건 어려운 일이다. 설령 대필을 맡긴다고 해도 여전히 인터뷰를 하든 자료를 제공하든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 과정마저도 누군가에게 대신 맡길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래서 뭐든지 허투루 할 수 없다. 여러 콘텐츠가 명멸하는 요즘 세상에도 책은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고, 또 그만큼 신뢰성을 얻는다. 그래서 책이란 내 분야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명함이자 신호가 된다.



책 <퇴근한 김에 퇴사까지>에 대하여


그렇게 갖은 고생을 해놓고 막상 내 책을 홍보하려니 사실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원고 작성, 표지 및 내지 디자인, 교정교열, 인쇄 의뢰, 서지정보 등록, 서점 유통 등 대부분의 과정을 손수 진행했다. 아직 등록은 되지 않았지만 전자책(ePub)도 제작해 대기 중이다. 한 권의 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되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회사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됐다. 신기하기도 하고, 스스로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책 <퇴근한 김에 퇴사까지>는 퇴사를 전후로 스스로 던졌던 질문에 대한 나만의 대답을 담고 있다. 내가 왜 퇴사를 하는지(Why), 그렇다면 일의 모습은 어때야 하는지(How),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What)의 프로세스로 흘러간다. 어떤 문제를 접했을 때 해결하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정답을 찾을 수는 없다. 나조차도 그렇다. 이 책은 퇴사와 독립을 바라보는 하나의 프레임을 제공한다. 모두가 퇴사를 할 필요도 없고 꼭 모두가 퍼스널 브랜딩으로 결론을 내릴 필요도 없다. 다만 세상에는 직장에 나가는 것 말고도 다른 대안이 있음을, 그리고 그 길은 생각보다 걸을만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이 한마디가 얼마나 용기를 주는지 알기에 책을 써 내려갔다.


솔직한 심정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아무리 포장을 해도 결국은 브런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걸 누군가 돈을 지불하고 구입을 한다면, 여기에서 나오는 가치는 뭘까? 물론 글을 다듬고 더 보기 좋게 편집하고 약간의 문장을 덧붙이긴 했지만 말이다. 내 책이 그저 '브런치 모음집'이라면 그냥 브런치를 켜서 쭉 정주행 하면 되지 않을까?


여기에 대해 스스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같은 글 모음집이라도 어떻게 레이아웃과 구성을 편집하느냐에 따라 다른 가치를 지닌다. 무질서하게 놓인 수저를 테이블에 가지런히 정리하기만 해도 훨씬 보기 좋아 보이는 것과도 같다.


2. 온라인이나 모바일 환경에서 간단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아날로그(종이) 책으로 엮어내면 그만한 가치가 창출된다. 이는 아날로그의 본연적 특징이기도 하다. 집에 소장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브런치 글을 보여준다면 그건 공유이자 전달이지 선물이 아니다.


3. 출간 작가로서 뭔가를 제공한다는 건 그만큼 책임감과 가치를 동반한다.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가치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신뢰감이다.


현재 책 <퇴근한 김에 퇴사까지>는 주요 온라인 서점(교보, yes24, 알라딘)에서 구입할 수 있다. 교보문고 오프라인 서점에도 조만간 들어갈 예정이다.


1.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92302263&orderClick=LEA&Kc=


2. Yes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9018931


3.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3259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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