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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거니 Aug 26. 2022

내 브런치북이 브런치 메인에 떴다

딱 하루짜리 행운이지만 기분은 좋다

브런치 알람이 하루 종일 울려댄다. 알고 보니 오늘(8/26) 기준 브런치 앱 메인에 예전에 업로드한 브런치북이 올라갔다. 글을 써둔 건 그보다 한참 전 일이니 사실상 고대의 유물(?)이 발굴되어 전시된 셈이다. 바짝 말라가던 이 브런치 계정에는 참으로 반가운 단비 같다. 덕분에 구독자도 늘었고, 조회수도 오래간만에 수직 상승했다.


찾아오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부디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니다 보면 A라는 결과를 얻기 위한 '왕도'를 제시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왕도란 대개 과거의 사례에서 어떠한 패턴을 감지해 정리하는 식이다. 유튜브라면 소위 말하는 떡상을 위해, 또는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기 위해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영상을 만들고 올리라고 말한다. 재테크에서는 이렇게 해야 부자가 된다고 하고, 하다못해 브런치에서도 그런 조언이 성행한다.


이번 '간택'을 하나의 소소한 성과라고 본다면 대체 왜 선택이 되었는가? 자연스레 이런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퇴사라는 키워드가 먹혔나? 방향성이라는 주제가 매력적인가? 브런치북 제목이 그럴듯했나? 온갖 가설을 세우지만 실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정리한 지 몇 달이 지난 이 시점에 왜 굳이? 글도 똑같고 썸네일도 똑같은데 왜 작년에는 뜨지 않았을까? 그동안 홍보를 한 것도 아니고 광고를 돌린 것도 아니다.


애초에 아무리 공격적으로 광고를 집행하고 전단지를 뿌려도 예전만큼의 효과가 나질 않는다. 그 모든 정보에 일일이 반응하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한두 번은 관심이 가다가도 나중에는 도끼눈을 뜨고 보게 된다. 나에게 너무 맞춰진 광고를 볼 때마다 소름이 돋기도 한다.


하지만 양질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은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큐레이션 서비스가 생겨나고, 개인도 더 나은 대안을 찾으려 열심히 손품을 판다. 각종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그만큼 대안도 많다는 말이다. 아무리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로 반짝 관심을 끌어도 옆동네에서 더 재밌는 썸네일과 내용을 들고 나오면 손님을 빼앗긴다. 너무 자극적이라서 오히려 식상하다.


[Insight 1.] 과거 마케팅이 '알리는 것'에 집중했다면 현재 대세는 '발견되는 것'이다.


'알리는 것'은 생산과 유통의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만들고 배포하는 측에서 무차별적으로 쏘아댄다. 우리 제품은 이런 게 좋고, 우리 서비스는 이런 게 매력적이고, 이런 식으로 자기 자랑식 광고가 넘쳐난다. 당연히 나쁜 말은 쏙 뺀다. 한쪽으로만 뿌려지는 일방적인 소통 방식이다.


반면 '발견되기' 위해서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요즘, 전반적인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다. 온갖 특이함과 퀄리티로 무장한다. 이제 세계여행도 그렇게까지 특별하지 않다. 그러면 어디 우주에라도 가야 하는 걸까? 꼭 그렇지는 않다. 일정 수준 이상의 질과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서 묵묵히, 그리고 진솔하게 콘텐츠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알리지 않으면 발견되지 않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 다시 처음의 전략으로 돌아온다. 동네방네 전단지를 붙이는 식으로 광고와 홍보를 이어간다. 물론 해당 전략 역시 유효하나 세 가지 한계를 갖는다.


1) 알리는 것(광고 및 홍보)에 너무 집중하면 소비자의 피로도를 가중시킨다.

ex.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퀄리티가 낮은 양산형 광고.

2) 지나치게 상업화되면 콘텐츠의 진정성이 떨어진다. 팬덤 역시 형성되지 않는다.

ex. 광고성 기사만 내보내는 온라인 신문사.

3) 조회수나 구독자, 판매량에만 집중하면 콘텐츠의 질이 떨어지거나 방향이 흐트러진다.

ex. 썸네일로 사람을 낚는 어부. (반복되면 뜨내기손님만 가득)


즉 콘텐츠에서 중요한 건 방향성, 진정성이다. 적어도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이 있다면 말이다. 연예인이 아닌 이상 콘텐츠의 방향이 중구난방이면 팬덤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진정성이 떨어지면 팬덤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물론 방향이 올바르고 진정성이 있다고 해서 바로 성공하는 건 아니다. 발견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든 입소문을 타든 말이다. 그 과정까지 가기 위한 성실성도 갖추었다면 성공의 씨앗을 품고 있는 셈이다.


[Insight 2.]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 일을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자.


사실 재테크 관련 영상에서 들은 말인데 꽤나 인상적이라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 보통 무슨 일을 하든 그 끝단에 닿아있는 보상(대개는 돈)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유튜브에서 구독자를 늘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을 수 있을까?'같이 경제적 보상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영역을 건드린다. 심지어 '어떻게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지?'를 고민한다.


대개는 답이 없는 질문이다. 돈을 많이 벌려면 그 이전에 있는 일을 잘 수행해야 한다. 통장 잔고만 바라보면서 명상해봐야 소용이 없다. 결과만 바라보고 달리면 과정에 충실하지 않게 되고, 원하던 목표와도 멀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결과물이란 치밀하고 성실하게 이행된 과정 하나하나가 모여서 만들어진다. 이건 마치 갓 운동을 시작한 선수가 '어떻게 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는가?'를 묻는 것과 같다. 결과는 과정과 운이 빚어내는 부산물이다. 밑에서부터 탑을 쌓아 올려야지 생기지도 않은 탑 꼭대기만 바라보면 곤란하다.


작가가 되려면 글을 한 자라도 써야 한다. 유튜버가 되려면 영상을 하나라도 올려야 한다. 화가가 되려면 습작을 하나라도 해야 한다. 그리고 발견될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지난하고 힘든 과정이다. 대개는 떨어져 나간다. 사실 안 되는 일을 계속 붙들기도 어려운 법이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후회가 없다.


그리고 실은 아무 피드백 없이 계속 반복만 하면 안 된다. '의식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열과 성을 다해 콘텐츠를 만들고, 방향성을 고민하고, 피드백을 받고, 수정 및 보완을 해야 한다. 아무리 알고리즘이 대놓고 밀어줘도 그만한 트래픽을 받을만한 그릇이 되지 않으면 금방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식당 냉장고가 텅텅 비어 있으면 단체손님이 와도 받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마지막, 생산의 관점뿐만이 아니라 마케팅의 관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포장지가 형편없다면 아무도 손을 대지 않는다. '책 표지로 책을 평가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긴 하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평점이나 표지로 책을 고른다. 유튜브 영상도, 브런치 글도 마찬가지다. 예쁜 포장지로 잘 포장할 줄도 알아야 한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취약한 영역이다. 그래서 이리저리 변화를 주며 무엇이 가장 잘 먹힐까 실험하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마케팅은 비단 썸네일이나 제목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전략적인 관점이다.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먼지 쌓인 선반에 방치되지 않게 잘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이 아슬한 줄타기가 항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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