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버티는 자의 것이다
창작을 하다 문득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이 거의 없다. 크리에이터, 퇴사자, 유튜버. 무엇으로 네이밍을 하든 이 길은 분명 소수자의 것이다. 미디어에서 떠들썩하게 떠드는 정도에 비하면 허무할 정도다. 사실 미디어는 특이한 지점을 잡아내어 그걸 마치 보편적인 현상인양 포장하는 놀라운 재능을 갖추고 있다. 초등학생의 희망직업 1위가 아이돌이라고 해서 모두가 아이돌을 하지는 않듯이, 유튜버도 마찬가지다. 작가도, 예술가도, 사업가도 그러하다.
당장 주변에서 유튜브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 떠올려봤다. 친구에게도 물어봤다. 거의 없다. 굳이 비율로 따지자면 1~2%도 안 된다. 유튜브가 레드오션이라는 소리가 몇 년 전부터 나오고 있지만 막상 그 길을 택하는 이는 굉장히 소수다. 몇몇 대형 인플루언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그렇지 이 플랫폼을 생산자로서 이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블로거는 그보다 많지만 진지하게 제2의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경우는 잘 없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다.
길 한가운데에 코알라가 한 마리 있다면 굉장히 눈에 띈다. 아마 다들 멈춰 서서 열심히 카메라를 찍고 SNS에 공유하지 않을까? 하지만 거리에는 코알라보다 자동차나 행인이 훨씬 더 많다. 이들에게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대로 코알라가 비둘기 마냥 보편화된 세상이라면 반대가 될 것이다. 크리에이터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희소하기 때문이다.
나도 디지털 노마드나 할까, 나도 유튜버나 할까, 이렇게 말하는 사람 중 실제로 실천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물론 시작이야 누구나 할 수 있다. 영상 한두 개를 만들어 올려보는 것도 귀중한 경험이다. 만약 버킷리스트를 채울 생각이라면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정말 '유튜버'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다면 굉장히 고된 시간을 묵묵하게 견뎌내야 한다. 영상 편집이 참 쉽지 않다. 그래서 이미 돈과 영향력이 있는 이들은 영상 편집자를 고용한다. 설령 편집 실력이 있더라도 소재를 뽑아내고, 기획을 하고, 잘 포장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몇 번 하다 보면 곡소리가 나온다.
창작자의 화려한 면에만 이끌려 날아든 불나방은 금세 질려서 다른 곳으로 떠난다. 그 과정을 견딜 수 있는 끈기와 근육이 없다면 힘든 일이다. 하다못해 학창 시절에 했던 입시 공부도 그렇다. 소위 공부 잘한다고 하는 학생은 소수다. 대다수는 적당히 하다가 잠들거나 아예 포기하고 지금을 즐긴다. 회사에서도 성과를 내는 이는 소수다. 경쟁이란 그 조그만 원 안에서 휘몰아치는 폭풍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버티기만 해도 반이다'라는 문장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대다수는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다. 버티지도 못한다.
그래서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명제는 사실 '버틸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로 바꿔 써야 한다. 버티기만 해도 용하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무슨 일을 하든 힘들다. 그렇다고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나? 이렇게 반문할 수는 있다. 애초에 안 될 일이라면 버틸 수도 없다. 삶은 한정되어 있고 시간은 흐른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튕겨나가지 않는다면 희망이 있다. 미래는 버티는 자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