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법
요즘 아침 운동을 한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 집을 나선다.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운동을 하고 일터로 향한다. 시간대를 저녁에서 아침으로 바꿨을 뿐인데 생각보다 좋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감각, 몸을 깨우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 등 장점이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걸 꼽으라면,
삶을 정돈할 수 있다
난 계획도 잘 세우지 않고 즉흥적으로 일하는 편이지만, 정돈된 환경을 선호한다. 난잡한 건 견디지 못해 책상 위에는 물건도 거의 두지 않는다. 컴퓨터 바탕화면에도 최소한의 파일만 저장하는 편이고, 폴더로 하나하나 정리한다. 안 그래도 생각이 많은데 신경이 여러 군데로 쏠리면 곤란하다.
일상 역시 잘 정돈되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아침에 운동을 하려면 일찍 자야 한다. 일찍 자려면 자기 직전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를 삼가야 한다. 커피는 원래부터 마시지 않았고, 술도 줄이기로 했다. 그날 끝내야 하는 일도 서둘러 마무리한다. 아침을 꼭 챙겨 먹어야 한다. 운동은 체력을 높이고 정신을 맑게 한다. 일에서 낼 수 있는 퍼포먼스가 좋아진다. 아침 운동 하나가 하루의 질을 전반적으로 향상한다.
아침 운동마저도 의지가 아닌 습관의 영역으로 넘긴다면 한층 더 수월하게 루틴을 만들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부터 운동하러 가자'가 아니라 '아침 샤워는 집에서 하지 말고 헬스장에서 하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운동은 강한 의지를 요하지만, 아침 샤워는 (적어도 내겐) 당연한 습관이다. 헬스장에 샤워하러 간 김에(?) 운동을 해서 땀을 낸다. 그러다 보면 아침 운동도 습관 중 하나가 되어버린다.
자신의 의지를 믿지 말자. 대신 습관과 루틴의 힘을 믿자. 직장인이 아침에 일어나 회사로 향하는 건 특별히 강한 의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의무이자 습관이기 때문이다. 내가 매일같이 글을 쓰고, 영상을 편집하고, 운동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하는 건 내 삶과 감정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일탈도 하루 이틀이 달콤하지 늘 하고 있으면 기분만 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