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조차 안 되는 어른되는 법
받아들이고 끌어안기
내가 택했다면 받아들이기. 수용.
기왕 지낸다면 끌어안기. 음미.
이렇게 사는 게 성숙의 과정, 혹은 나이 듦의 마땅한 모습이다. 사람은 자신의 선택에서조차 불평할 거리를 한가득 찾아낼 수 있는 신묘한 능력을 타고났으니 이를 거스르는 일은 하나의 수행이다. 익숙한 것에는 금세 고개를 돌려버리는 성향이 있으니 두 팔로 현실을 붙들고 한껏 느껴보자.
일견 운명론 내지는 체념으로까지 비칠 이 모든 태도에서 일상을 단단하게 채우는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단점을 잡아내는 건 쉽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을 제쳐두고 새로운 자극을 더듬는 건 간단하다. 자극은 본디 자극적이다.
다만 돌고 돌아 파랑새를 집에서 찾았다는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결국엔 모든 것이 그저 여기 이곳에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면 허무하지 않을까? 물론 이러한 깨달음조차 바깥세상에서 저질렀던 무수한 삽질을 통해 취할 수 있었으리라.
이렇게 말하는 나조차 이 어리석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 보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몇 글자 끄적이며 마침내 자라날 그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