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사이에 떨어진 곰돌이
끝을 알아도 그건 사랑이었다네
주인과 헤어진 물건을 볼 때면 둘 사이에 이어져 있었을 끈을 상상하곤 한다. 한때는 서로의 시간을 점유했을 두 존재가 이제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여정을 떠나고 말았음을 어쩐지 서글프게 자각하면서.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따라온다. 삶과 죽음이, 시작과 끝이, 존재와 비존재가 맞닿아 있듯이. 그저 무수한 시간의 허리를 베어내어 그 한토막만을 누리다 가는 것을.
하지만 그렇기에 더 뜨겁게 상대를 안아 그 체온을, 촉감을, 숨결을 느낄 수 있는지도 모른다. 그 사랑의 시절이 존재함을, 존재했음을 믿고 기억하며 푹 살아가보자며, 너는 그리고 나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