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결정하는 방법
모든 결정은 후회를 남긴다. 한쪽 길을 택하면 다른 길은 걸을 수 없다. 그렇게 버려진 길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는다. 저 길을 걸었더라면 어땠을까? 내 길을 가면서도 계속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본다. 미련과 아쉬움의 눈빛이다.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선택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인내심도 필요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을 용기도 필요하다. 다만 마음 한구석에는 계속 무언가가 남아 나를 괴롭힌다.
여기에 타인의 시선이 끼어들면 일은 한층 더 복잡해진다. 안 그래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데 타인은 각기 다른 소리를 한다. 회사에서 퇴사할 거라고 말해보자. 10명의 사람이 10개의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의 답변을 한다. 머릿속이 정리될 줄만 알고 말을 꺼냈는데 괜히 싱숭생숭하다. 뭔가 기준이 필요하다.
순간순간 어떤 결정을 내렸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의 기준이다. 기준이 제대로 서있지 않으면 금세 무너진다.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고, 나 자신의 에고를 채우기 위해 잘못된 길을 택한다. 누군가는 내면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이보다 더 추상적일 수 있을까? 지금 잠시 멈춰서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보자. 어떤 소리가 들릴까? 온갖 잡음이 들린다. 생각은 어떤 점으로 수렴하는 게 아니라 보통 발산한다. 가지에 가지를 뻗어 무한히 나아간다. 여기에 요동치는 감정이 더해지면 그 진폭은 더 커진다.
그래서 사람은 저마다의 기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간다. 만약 돈이 내 삶의 기준이라면 어떨까? 그런 삶은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다. 매사에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최적점을 찾으면 된다. 그럼 수많은 후보군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가장 확실한 사실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삶에서 가장 확실한 사실.
'난 언젠가 죽는다'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죽는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이는 삶의 유한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기준점을 세워준다. 죽음의 순간을 그려보자. 그리고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자. 나이가 점점 젊어지고 더 생기가 돈다. 인생에서 이뤄왔던 그 무언가가 해체된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시곗바늘은 돌고 돌아 어느 시점에 멈춘다. 바로 지금이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의 종착역은 죽음이다. 우리 모두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어떻게 살아가든 마찬가지다. 죽음을 앞둔 나를 상상해보자. 어떤 모습일까? 지난날을 후회하며 비참하게 죽어갈까? 아니면 충분히 가치 있었다며 편안하게 눈을 감을까? 내 인생은 어떠해야 했을까? 죽기 직전의 내가 후회 없이 마지막을 맞이하려면 말이다.
죽기 전의 나에게 묻는다. 지금 퇴사를 해야 할까? 그가 대답한다. 그래야 한다고. 비록 힘들고 불안하겠지만 그곳에 남아서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고. 나와서 네 일을 하고, 몸과 마음을 챙기고, 주어진 시간을 한껏 누려야 한다고. 그게 내가 바라는 삶이라고. 그에게 떳떳한 삶을 살고 싶다. 이런 욕망이 내면을 채워간다. 나 자신의 눈치를 보게 된다. 제대로 살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타인의 시선과 자신의 에고를 만족시키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언젠가 우린 죽는다. 그 순간을 맞이할 나를 위해서라도 시간낭비를 멈춰야 한다. 주변에서 누군가 생을 마감할 때마다 느낀다. 나도 죽겠구나. 두렵다. 죽는다는 사실 자체보다 두려운 건 인생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용기는 역설적으로 두려움에서 온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알 때, 사람은 비로소 몸을 일으킨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어가는 나를 맞이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조금은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