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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거니 Dec 12. 2021

[2] 영상 편집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2021.12.12 성장 로그

한동안 묵혀놨던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를 다시 열었다. 매달 구독료만 꼬박꼬박 내고 마음 한구석이 항상 불편했다. 이번에 갱신을 하면서 다시 영상 편집도 시작해볼 겸 마음을 다잡았다. 예전에 들었던 강의 영상을 한쪽 모니터에 띄어놓고 따라 했다. 기억이 나는 부분도 있었고 이런 게 있었나 싶은 생소한 영역도 여전히 있다. 그래도 한창 영상 편집을 하면서 보낸 세월이 어딜 가지는 않는지 금방 손에 익는다.


영상 편집이든 디자인이든 글쓰기든 기술은 내 영역을 넓혀준다. 머릿속으로만 구상하는 것과 실제로 결과물을 구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대학교 시절 나름 광고 동아리원이었지만 피피티 외에는 달리 손댈 수 없었다. 광고를 제작하려면 영상 편집이나 디자인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난 기획 쪽에만 머무르게 된다. 구상과 실현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 그만큼 상상력도 축소된다.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들었다는 성취감도 덜어진다. 어설프게나마 배워봤다면 좋았을 텐데.


회사에 들어온 후에도 직접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는 여전했다. 물론 일을 하며 배우는 부분도 있지만 현상유지나 관리업무에 가깝다. 대학교 4학년 내내 써먹었던 피피티 제작 기술은 아무 쓸모가 없다. 엑셀과 전산, 그리고 이메일만 쓸 줄 알면 진행이 가능하다. 결국 스스로 필요성을 만들고 나만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익혀갈 수밖에.


그런데 공부를 해본 사람은 안다. 그냥 막연하게 시작하면 금방 흐지부지 끝난다는 걸. 일본어나 스페인어 공부가 그랬다. 실제로는 써먹지도 않는데 언젠가는 쓰겠지라는 마음으로는 부족하다. 피부에 와닿게끔, 그리고 수시로 피드백을 받게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독학보다 학원을 더 선호한다. 수시로 시험을 치거나 반강제로 자리에 앉히면 어쨌든 조금이라도 얻어가는 게 있으니까.


기술도 결국 나를 향해 있어야 한다. 내가 가는 길에 그 기술이 없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삶은 한정적이고 배울 수 있는 기간은 더 짧으니까. 코딩이 대표적이다. 요즘 4차 산업혁명이다 뭐다 해서 모두가 코딩을 해야 할 것처럼 말한다. 물론 억지로 시키면 어느 수준까지는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여느 기술이 그렇듯 코딩도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적어도 내겐 맞지 않았다. 스스로 코딩을 하는 인공지능도 나오는 시대, 과연 그렇게 배운 코딩 기술이 의미 있을까? 비전공자에 대한 대우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궁극의 기술은 자신을 세상에 내놓는 과정에 있다. 머릿속에만 있던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과정. 그게 기술이다. 항상 그런 갈증이 있었다. 내 생각, 상상, 신념, 가치관을 표현하고 싶은 욕망. 그 욕망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레 글쓰기, 피피티 제작, 영어회화, 영상 편집 기술에 관심이 닿았다. 누군가는 음악 연주로, 누군가는 요리로 자신을 표현한다. 다른 사람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그리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어느 분야든 처음에는 모든 게 다 중요해 보인다. 그래서 시중에 팔리는 엑셀이나 포토샵 책이 그렇게 두꺼운 거다. 학원에 가도 커리큘럼이 있어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 그걸 보완해주는 게 1:1 코칭이나 유튜브 강의다.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뭐든 직접 해봐야 한다는 것. 그냥 강의 내용만 보고 고개를 끄덕이면 그 지식은 쉽게 날아가버린다. 서툴게나마 하나를 만들어보면 그제야 그 정보는 내 머릿속에 스며든다. 그래서 실행과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 필요한 부분만 채우면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퇴사를 하면 유튜브도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번이 4번째 도전이다. 하루의 많은 부분을 유튜브 시청으로 보내는 나로서는 이 매체의 영향력을 매일같이 실감하고 있어서다. 레드오션이다 끝물이다 말이 많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미디어다. 한 영상에서 이런 말을 한다. "이런 생각이 드실 거예요. 그럼 다 도전해서 다 잘되게? 이런 생각하실 수 있잖아요. 그런데 여러분들,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아무도 도전 안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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