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벌써 5년째 만성이 되어버린 알러지지만 (aka 아토피), 생전 피부 고민이라고는 일절 해본 적이 없던 남편에게 급성 두드러기가 나타났다. 코로나 백신 후유증이었다.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호흡곤란까지 왔고, 급기야 주말에 응급실 신세를 지게 되었다.
원무과에 접수를 하고 나오니 앉아서 혈압 체크를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발작 증세를 보이며 1분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기절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다행이게도 항히스타민 등 조치를 취하니 호흡은 정상으로 돌아왔고, 처방약을 먹으며 피부 두드러기 증세가 완화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8시간 정도를 노심초사하며 응급실에서 보냈는데 이렇게 단 몇 줄로 표현이 된다는 게... 신기하다. 결론적으로는 건강하게 퇴원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퇴원 후에도 생각지도 못했던 부작용이 나타났다.
알러지 약으로 처방받은 스테로이드 약이 워낙 세다 보니 평소 아주 튼튼한 위장을 갖고 있던 건장한 성인 남자에게도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속 쓰림은 둘째치고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부터 나타나니 알러지가 재발한 줄 알고 응급실에 전화를 하고, 119에 의료상담까지 요청하는 등 급박한 상황이 다시 전개되었다. 그러나 응급실 측에서는 불편하면 병원에 내원을 하라는 말만 하며 전화로 의료 행위를 진행할 수 없다고 했고, 119에서는 응급실에 가보라는 말 뿐이었다.
결국 셀프 검색으로 가슴통증이나 기관지 쪽 불편함의 원인이 사실은 역류성 식도염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나마 한 시름 놓고 식단 관리를 하며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역류성 식도염이 피해야 하는 음식은 대부분 내가 아토피 때문에 피하고 있던 밀가루, 고기, 맵고 자극적인 음식들이었다. 그리고 위산 분비를 억제해 주고 위장에 좋은 음식들로 추천하는 것들은 양배추, 감자, 그리고 무 등의 야채였다.
사실 아토피 식단에 끼워 넣어도 아주 잘 어울리는 야채들인데, 어쩌다 보니 (사실 익숙한 요리만 매일 하다 보니) 제대로 다뤄본 적은 없는 재료들이었다.
지난 한 주는 이 세 가지 재료들을 메인으로 사용해 아토피와 두드러기, 그리고 역류성 식도염까지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음식들을 먹으며 보냈다. 물론 기존에 먹던 메뉴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되, 특별식 느낌으로 신메뉴들을 식단에 끼워 넣었다.
지난 11월 1주 차 일주일 식단 기록은 아래와 같다.
아침 : 홈메이드 그래놀라+오트밀+오트우유+홈메이드 복숭아잼
- 아무리 좋은 재료만 넣고 직접 만들었다지만 그래도 그래놀라 칼로리는 절대 낮은 편은 아니다.
- 체중관리를 위해 그래놀라의 양을 줄이고 그냥 플레인 글루텐프리 오트밀을 넣어 먹었다.
- 지난여름 아는 분께 선물 받은 몇 박스의 복숭아를 모두 잼으로 만들었다. (마스코바도 설탕 또는 황설탕과 복숭아를 넣고 2-3시간 내내 끓이기만 하면 잼 완성!)
점심 : 양배추전과 매실차
- 감자전분과 오트가루를 넣고 인생 첫 전을 부쳐보았다.
- 바삭한 느낌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쫀득쫀득한 맛에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 매실차는 정말 신기하다. 어릴 때 배탈이 나면 항상 먹곤 했는데, 요즘에도 멀미를 하거나 속이 답답할 때 매실을 마셔주면 즉각적으로 속이 풀리는 느낌이다.
저녁 : 홍어탕 (무와 쑥갓 많이 넣음)
- 엄마가 종종 만들어주시는 홍어탕. 찬 바람이 불어오는 딱 요즘 날씨에 잘 어울리는 알칼리성 음식이다.
아침 : 양배추 감자전
- 쿠팡에서 깐 감자를 팔길래 믹서기에 갈아서 어제 양배추전 레시피에 추가해 보았다.
- 너무너무 맛있게 먹은 아침 메뉴! 앞으로 건강해져도 그냥 매일 해 먹을 것 같다.
점심 : 찰수수 와플
- 지난주 만들어둔 찰수수가루 + 마카다미아버터 와플이 냉동실에 있길래 달콤하면서도 포만감을 주는 와플을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었다.
- 물론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남편은 먹지 못했다. (다른 국 종류로 대체)
저녁 : 감자 양파수프
- 감자전처럼 백종원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서 만들어 보았다.
- 인생 첫 수프였는데 이것도 너무 맛있어서 앞으로 종종 해먹을 듯하다.
- 좀 더 되직하게만 만들면 매쉬포테이토 샐러드로 먹기에도 딱 좋은 맛!
아침 : 무전
- 무가 위에 참 좋은 재료라는데, 뭇국을 끓이는 것 외에는 먹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던 차에 편스토랑 류수영의 무전 영상을 발견했다.
- 역시나 감자전분만으로 반죽을 만들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그냥 잘 익은 무+감자전분 덩어리가 되었다.
- 그나마 간은 잘 맞아서 건강식 느낌으로 먹기엔 나쁘지 않았다.
점심 : 콰트로 슈퍼 그레인 & 감자옹심이 알리오 올리오 w/추부깻잎
- 이름을 나름 거창하게 붙여보았는데, 그냥 냉장고&냉동실 파먹기 메뉴였다.
- 콰트로는 찰보리, 찰흑미, 아마란스, 퀴노아 네 가지 곡물로 내 식단에서 쌀밥과 같은 아이들이다.
- 깻잎은 거의 항상 떨어지지 않게 사두고, 바질이나 민트 등 서양요리에서 허브를 사용하듯 잘게 잘라 어느 요리에나 넣어주면 풍미가 좋아진다.
저녁 : 고구마+그래놀라+오트우유
- 주로 아침으로 먹는 메뉴이지만 저녁으로도 전혀 손색없는 꿀조합
아침 : 햄프시드, 참깨, 들깨가루를 넣은 샐러드 & 감자양배추전
- 마켓컬리에서 내가 즐겨먹는 네떼 루꼴라 샐러드를 4팩이나 사두었다는 사실이 생각나 열심히 샐러드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 남편용으로 만든 감자양배추전 한 조각을 잘라 샐러드 토핑으로 올려주었다.
- 고소한 토핑이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드레싱은 그냥 올리브유&소금으로 끝.
점심 : 홍어탕
- 엄마가 새로 끓여다 주신 홍어탕.
저녁 : 감자떡(같은 감자전)
- 감자전이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감자 레시피를 찾아보던 중, 감자전분에 더해 찹쌀가루도 반죽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일본 요리로 이모모찌라고 한다는데...일단 모양은 귀엽게 동그랗게 빚어주었으나 맛은 감자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 소스로 함께 졸여주는 간장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듯하다)
아침 : 그래놀라+오트우유+청포도
점심 : 홍어탕
저녁 : 청포도 많이
- 다소 간단해 보이지만, 생크림을 사용해 처음으로 버터스카치 카라멜을 (논비건, 아토피에 좋은 음식 절대 아님 ㅎㅎ) 만들어 먹은 날이라 식단 조절이 필요했다.
아침 : 그래놀라+오트밀크
점심 : 야채김밥
- 시어머니 반찬가게의 시그니쳐 메뉴이다.
- 점심시간에 딱 맞추어 나오는데 3-4시 넘어서 가면 항상 품절인 인기 메뉴!
저녁 : 미역국
- 반찬가게를 하시는 시어머니께서 국을 종류별로 한 박스를 보내주셨다.
- 완전 고객 맞춤형으로 조갯살 넣은 무 감잣국, 고기 안 넣고 조갯살 넣은 미역국, 황태 두부 콩나물국, 된장 아욱국 등 위염에 딱 좋은 메뉴들이 가득했다.
- 냉동실 충전 완료!
아침 : 야채김밥
점심 : 고구마
- 고구마 한 박스를 엄마가 사서 반을 나눠주셨다.
- 항상 뭔가를 한 박스 사면 우리 집에 반을 덜어다 주시는 시스템
- 모두 쪄서 -> 일인분씩 소분 -> 냉동실로 직행!
저녁 : 콰트로 그레인 호박나물 볶음밥
- 시어머니 반찬가게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물 메뉴인 호박나물
- 이 반찬들을 한 팩 뜯어서 나의 콰트로 그레인과 함께 볶아주면 근사한 메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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