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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인간 Aug 30. 2019

스승을 만나기 위해 책을 읽는다.

고만고만한 삶에서의 변화

"사람은 분수대로 사는 거야,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려 비슷하게 사는 거지."


세상에 수긍하며 사는 친구가 말했다. 친구의 말이 절대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번뿐인 내 인생을 누군가의 잣대와 기준으로 분수를 정한다는 사실이 불편했다. 내 인생마저도 누군가에 의해 평가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잔혹한 일인가?


하지만 그의 말에는 내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도 숨어있다.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 나를 둘러싼 구성원을 살펴봐도 내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그 주변인을 잣대로 알게 모르게 내 삶과 경제적 수준을 비교하며 살아가다 달콤 쌉싸름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내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였다.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린다는 것이 애석하고 비통해할 사실은 아니다. 다만 위기와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의견을 구하거나 새로운 지식을 토대로 그것들을 극복하고자 할 때,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내어줄 수 없다. 쉽게 말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없으며 성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오직 성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신념과 가능성이란 녀석도 영영 만날 수 없다.


난 그 녀석들을 놓치기 싫었다. 발전하고 싶었다.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여유가 선물할 안정된 삶을 갈망했고 소비의 선택에 있어서 전혀 주저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나를 만들어준 구성원들에게 베풀며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매슬로우 '피라미드' 끝자락에 위치한 '자아실현의 욕구'가 내 가슴에는 차고 흘러넘쳤다. 나의 존재를 인정받고 나의 가족을 보살피고 나의 사람들을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은 오로지 '경제적 자유'였다.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은 매우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그 방법을 가르쳐 줄 사람을 만날 수도 없었다. 내 삶이란 쳇바퀴 안에서 때마다 마주했던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쁜 숨을 헐떡일 뿐이었다. 나는 나를 성장시켜줄 스승이 필요했다. 내가 찾는 스승은  ‘경제적 자유를 이룩한 사람’이었다.


주변을 둘러봤지만 내겐 이렇다 할 스승이 없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룩한 사람은 나와는 거리가 멀었다. 더욱이 고만고만한 삶 덕분에 그들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 자본주의란 원래 그랬던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계급사회. 사회계층을 물질적으로 인식하는 사회.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움직이는 시장사회. 그렇기에 오랜 기간 동안 감정을 공유해온 친구를 제외하고 조건 없는 만남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메리트는 단 한 개도 없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어떻게라도 그들과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들을 배우고 따라 하고 현저한 거리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나를 변화시키고 가치를 높여 그들이 나를 필요하게 만드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멀찌감치 구석진 곳에 앉아 그들을 몰래 관찰하기 시작했다.


내가 발견한 사실 중에 하나는 성공한 그들에게는 두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긍정적인 사고와 태도' 그리고 두 번째는 '꾸준한 독서와 배움'이었다. 그들은 기내 퍼스트 클래스에서도, 휘황찬란한 해외 휴양지에서도 항상 책을 가까이했다. 그리고 독서를 유일무이한 휴식으로 생각했다. 실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저 두 가지만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스승을 만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은 나의 롤모델들이 일궈낸 기술적 지식과 그들이 일궈낸 성공담에만 집착했다. 어떻게 그들이 돈을 벌었으며 누구를 만났고 어떤 기회를 얻어서 성공을 했는지에만 집중했다. 무슨 아이템을 찾아서 돈을 벌었으며 어느 시기에 투자를 하고 투자의 방법은 어떤 것을 택했는지 빼곡하게 공책에 기록했다. 처음에는 한 권으로 시작해서 그들의 책 여섯 권을 읽었을 때, 나는 나의 독서법이 멍청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들을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방법이 아니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철학으로 투자상품을 바라보는지 위기를 극복할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타인을 만나고 기회를 포착했을 때 무엇을 걱정했는지 등 성공의 열쇠는 그들이 가진 '사상'과 '철학'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같은 방법으로 그들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그들은 생각보다 겸손했으며 검소했다. 결코 과시하지 않았고 우쭐대지도 않았다. 과시보다 검약을 체면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인간이었다. 긍정적인 믿음과 감사함을 가진 채, '불확정성의 원리'를 믿는 자였다. 불확정성의 원리란 인간의 운명과 미래를 확정되어 있지 않으며 누구나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그들은 자본주의 게임의 룰에 적응했으며 순응했다. 혹여나 실패했을 경우에도 그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미루지 않았다. 그리고 한없이 외로워했다.


외로워했다는 대목이 내게 와 닿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들은 타인에게 끊임없이 시기와 질투를 받는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그렇다고 타인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그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갔고 남들과는 반대의 길을 택했을 뿐이다. 외로운 길을 걸었고 끝없이 사색했으며 고독 속에서 본인만의 철학을 만들어갔다. 자연스레 자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고 그 힘을 통해 자신을 초월하는 무언가를 이뤄냈다. 그리고 그 성공 속에도 한없이 자만하지 않았다. 신의 주신 '은총'이라 생각했고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돈’의 소중함과 진정한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지금도 나는 부자가 아니다. 여전히 그들과 격차는 줄지 않았지만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내 가슴에 담겼다. 그들이 고통 속에서 발견해 낸 고귀한 철학에 대해서도 조용히 관찰할 수 있음에 행복해했다. 지식에도 ‘복리효과’가 있으며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들과 대화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내게는 작지만 엄청난 변화다. 나의 습관을 만들고 나의 철학을 만들어 그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뻤다.


난 스승을 만나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고 있다.


내일보다는 내일모레, 그리고 올해보다는 다음 해에  더 나은 나를 위해 차곡차곡 쌓아둔 지식의 블록들을 계산하겠다. 변화 앞에 두려워하지 않고 작은 성공들을 줄이어 큰 성공으로 가는 자신감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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