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다 되는
삶이 아니라는 걸
국민학교 1학년,
미용실에서 처음 배웠다
망토를 두르고
의자에 앉아
사각, 사각
잘려 나가던 내 머리
어어엉, 어어엉
이게 뭐야
내 머리야
도로 붙여놔
거울 앞의 나는
사내아이처럼 보인다
설마 나를 남자아이로
알았던 걸까
으어엉, 으어엉
저런 사람이
무슨 미용사야
내 머리, 내 머리
악을 써대는 나 때문에
얼마나 당황했을까
말없이 서 있던
우리 엄마
당시엔 오은영 박사도
아직 국민학교 학생
이 성질 별난 딸을
어디다 물어볼꼬
세상살이에 부딪히며
그 성질 다 어디로 가고
미용실에서 항의도 못하는
두렵고 소심한 중년
악을 쓰며 울던
그날로 돌아가
머스마 같던 그 소녀를
꼬옥 안아주고 싶다
싫은 건
그냥 싫다고
말해도 괜찮다고
우리 금쪽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