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무 일도 없는 척, 행복한 척
인스타 피드를 쓸 때가 있었다.
요즘 나는 이렇게 나의 불행을 나열해도 되나?
싶을 만큼 솔직하게 피드를 쓰는데
그게 지금의 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아주 비싸고 좋은 걸 가져서가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하늘 한번 바라보는 여유가 있는 게
제일 행복한 요즘
아침산책을 마치고 무인카페에 들러
1500원짜리 아아를 시원하게 들이켜는 순간의
상쾌함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어제 병원에서 선생님께
저는 지금 이기적으로 저만 생각해요라고 했는데
그래요, 잘하고 있어요 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잘 먹고 잘 자고 그리고
지금을 잘 살아내는데 집중하고 싶다.
그래서 다음 계획은요? 묻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을 잘 살아내고 싶다고
부디 견디지 않고 살아내고 싶다고
그렇게 대답하고 싶다.
다음은 다음
지금은 지금
어제 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너무도 지금의 나 같아서 울컥했지만,
그조차도 ‘나’ 임을 잊어버리지 않고 싶다.
오늘은 100일째 아침산책을 했던 날이다.
100일의 기적 같은 건 없지만
매일을 살아내고 있는 나에게
그저 조용히 웃어주고 싶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