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길 위로 나무를 초대했다

by 투명구름

이틀 내내 비가 왔다

비가 내리면 일단 두통이 온다.

두통이 지나가면 몸이 축축 처지고 무기력이 찾아온다.

그리고 무릎이 쑤셔온다.

이 모든 걸 이겨내고 걷는 내내

길은 미끄럽고 눅눅한 날씨 탓에

신경이 곤두섰다.

그런 하찮은 “나”라는 존재를 비웃듯

자연은 꽃을 피우고

한걸음 짙어졌다.

오늘 아침 느리게 걷다가

아스팔트 길 위로 나무 그림자가 드리운걸 오래 지켜봤다.


비였다.

비가 길 위로 나무를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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