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울고 있다.
수화기 너머에선 물기가 가득한 숨소리만 들렸다
어른들의 울음은 묵음이 되기 쉽다. 울 때조차도 우리는 스스로를 검열한다. 와락 울지 못하는 입속에서 깔끄러운 울음이 비죽비죽 새어 나왔다.
나는 그저 잘 지내고 있느냐고 건조한 질문을 던졌을 뿐인데… 이 상황이 되어버렸다.
왜 그래?라고 한마디 덧붙였지만 아무 일도 없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그녀의 대답이 띄엄띄엄 들려왔다.
나는 다음 말을 찾지 못해 잠시 침묵했다. 그럴 수도 있지. 왜 슬픈지 왜 우울한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의례적인 인사조차 가볍게 답하지 못할 만큼 연약한 순간이 온다.
그녀에게 아무런 말도 필요하지 않음을 안다.
인간의 탈피는 보이지 않아 더욱 그렇다. 못 견디게 쓰라릴 뿐이다.
별일 아니라는 듯, 눅눅한 더위와 시시콜콜한 근황을 전하고 담백한 인사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이 모든 게 한때의 우리가 될 것을 안다. 그녀에게도 나에게도 이 여름이 다르게 기억되겠지. 여름의 한가운데 서 있으면 잊기 쉽지만 억지로라도 기억해야 한다. 근의 공식처럼 툭 하고 건드리면 튀어나오도록 그냥 달달 외워야 한다. 언젠가 계절이 변할 거라고, 그때가 되면 지금이 그저 "한때"의 나일뿐이라고.
그렇더라도 그녀에게 조금 소리 내어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줄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