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냥 그 자리에서
소
그 소는 밭을 일구지 않았다.
소는 걷지 않았다.
고삐를 쥔 바람도
씨앗 뒤로 숨은 옛주인도
이제는 걷지 않았다.
소는 그저 그저 서 있었다.
그리운 안개 뒤로 들리는
옛날 노래 들으면서-
모야, 모야
향긋하게 우는 소야
나 가거든 이곳에 오래 앉아
우리 같이 겄던 그 때를
고이접어 날려다오.
울지말고 보내다오.
우리 다시 걸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