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잔디
아무도 모를 줄 알았지
내릴 그늘 하나 없고
부를 노래 하나 없어서
아무도 모를 줄 알았지
누군가의 무거운 발걸음이
나를 아주 짓밟아 주었을 때
더없이 숙인 고개 아래로
그때야 알았지
흙 묻은 내 몸 아래
오손도손 모인 개미 가족
나는 그때야 알았지
무기력한 하루
상처받은 하루
상처를 준 하루
그런 날들이 모이고 쌓이면
어느새 자신이 미워지고 부끄러워질 때가
어느 순간에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래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혹은 위에서 아래로
고개만 돌려 보면
심호흡하고 갈 수 있을만한
무엇인가가 혹은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