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지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
눈
나를 봐주세요
순간의 아름다움을
후회의 간절함을
소리 없이 나르며 죽어가는 나를,
나를 기억해주세요.
어쩌면 수풀에 가려진
잊혀가는 우물의 두레박 같은 저
카메라 렌즈가 반가운 이유는
언제고, 언제고
누군가 나를 영원처럼
간직하고 바라봐 줄까 봐-.
조심스럽게 땅에 뿌리내리는 나를,
나를 바라봐 주세요.
눈송이뿐만 아니라
조금씩 갈라져가는 나무책상도
개미가 나무처럼 오르는 빨간 돌담들도
오랫동안 봐주지 않으면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습니다.
지나가는 행인도
폐지를 이끄시는 할아버지도
내가 미워하고 나를 미워하는 누군가도
어쩌면 뜻있게 내가 바라보지 않아서
그저 순간으로 잊히고 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