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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승 Jan 31. 2021

네가 영어학원을 다닌 게 아깝기 때문에

스물세 번째 이유

J

  네가 아침마다 영어학원을 다닌 지 반년이 넘었다.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 학원에 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나라면 한 달도 못 나갔을 게 뻔하다. 한참 다녔으니 영어도 많이 늘었을 테고 그래서 이제 슬슬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된 것 같다. 현지에서 직접 원어민들과 다양한 나라의 억양을 만나면 실전 영어를 늘릴 차례가 되었다.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으니 그것보다 좋은 일이 없지 않은가?




S

  영어 회화 학원을 등록하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너와 결혼하게 된다면 영어로 영주권 심사를 보게 된다는 얘기를 누군가의 경험담을 통해 들었다. 또한 네가 열심히 노동하여 번 돈을 내 돈 쓰듯 쓰고 싶은 생각이 없기에 구직하며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문제는 언어일 것이라는 생각하여 미리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더 바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네가 떠난 후 약 한 달간 난 네 빈자리를 그리워했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있었고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 록 네가 그리워질 것이고 또 궁극적으로는 이 상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어 학원을 다닌 후부터의 내 일상은,  기상 - 영어학원 - 회사 - 영어학원 복습 - 잠 - 기상의 반복이다.


 슬플 시간이 없어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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