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승 Feb 14. 2021

아마존에서 날라온 메일

시총 10위 대기업에서 외국계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기

19년 봄 어느 토요일, 늘 그랬던 것처럼 R 스터디 모임을 참가하기 위해 노트북을 챙겨 당산역 할리스를 찾았다.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공부하기 전에 책상 정리를 한다고 했던가. 2만 통 정도 쌓인 스팸 메일을 정리하고 시작하면 왠지 더 코드가 잘 써질 것 같다는 우뇌의 명령 하에 메일 정리를 시작했다.(글을 쓰는 현재도 15,419통의 스팸메일이 쌓여있다) 메일을 하염없이 Trash로 이동하던 와중 Ying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한통의 메일이 온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세상에나. 내가 그렇게나 갈망하던 외국계 IT 커머스 회사. 그중에서도 최고 중의 최고! 아마존의 중국 HR 담당자가 보내온 메일이었다. 난 18년과 19년에 걸쳐 총 3번 아마존 글로벌 셀링의 어카운트 매니저 직무에 지원을 했었다. 마지막으로 지원했던 게 19년 3월 1일이었는데, 두 달이 지나서 갑작스럽게 HR의 연락을 받은 것이었다. 심지어 이미 삼일이나 지난 후에야 메일을 발견한 나는 평소에 메일을 정리하지 않았던 스스로를 짧게 원망하며 서둘러 Ying에게 답장을 보냈다. 다행히 그녀는 No problem!이라는 말과 다음 주 월요일에 짧게 통화가 가능한 지 물었다.


남들 하는 건 다했던 학부시절 미국 어학연수를 짧게 다녀왔지만 그 이후로 영어를 쓸 일이 없었다 보니 내 영어 실력은 굉장히 비루했다. 하지만, 보낸이 이름으로 판단컨대 그녀도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니 내 영어를 찰떡같이 이해해줄 것이라며 스스로 합리화하며 팀 리더가 퇴근한 월요일 오후 5시 회사 회의실에서 그녀의 전화를 받게 된다. 앳된 목소리의 그녀는 지금 현 회사에서 하는 일, 왜 지원을 했는지,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 입사 가능 일 등 예상하고 준비했던 질문을 하였다. 나는 생각보다 수월하게 대답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질문을 치고 들어오기 전 까진.


"So.. the last question. What are your salary expectations?"


아직 실무 면접도 보지 않았는데 돈 얘기를 한다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Umm... I don't care about salary(?)..."


전화를 끊고 잠시 회의실 바닥을 치며 자책했다.(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대답같다.) 하지만 당시 난 IT회사를 가게 된다면 연봉은 낮춰서라도 가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잘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면접시 예상 연봉 질문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대답하기를 구글링한다.


다음 날, 다행히 그녀는 내가 screening interview는 통과했고 2차는 hiring manager 와의 진행하게 된다며 안내를 해주었고, 그 주 금요일 반차를 내고 을지로에 위치한 아마존 셀링 코리아 사무실에 찾아가게 된다.






[Tip]

*경력 면접의 Screening Interview 단계에서 예상 연봉을 묻는 건 매우 흔한 일이다. 개인별로 상이하겠지만 전년 원천징수 기준 10-15% 인상 수준으로 얘기하는게 가장 일반적이라고 생각한다.

*외국계 한국 지사의 경우 HR이 한국에 있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중국/싱가포르에서 있는 경우가 많다. HR의 screening interview의 비중은 크지 않으니 너무 쫄지말자.

*아마존 커리어 사이트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내가 원하는 포지션이 오픈되었다면 이력서를 제출해보자. 수시 풀로 올려놓았다가 사람이 필요하면 연락이 오는 것 같다. https://www.amazon.jobs/


작가의 이전글 Connecting the dots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