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까스 Jul 13. 2022

블록체인 에스토니아처럼 - 박용범

2022.04.23 - 2022.04.24

가벼운 킬링타임용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 블록체인에 대한 간단한 개념 및 에스토니아에서 이를 응용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인 줄 알았다. 블록체인에 대한 내용은 전체 내용의 1/4도 안 나오는 것 같다. 책에서 블록체인에 대하여 나오는 거라고는 그놈의 '전자영주권', '전자신분증'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생성하여 보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하나 더 보태자면 ICO하는 내용? 에스트코인이라고 작가가 설명한 그 코인은, 그러나 2018년(이 책은 2017년에 발간되었다) 유럽은행(ECB)의 압박을 받아 전면 백지화되었다. 그 이유인즉, EU 소속 국가인 에스토니아에서 자체적으로 화폐를 발행하면 화폐 구조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더욱이 유로 에스트코인이라고 해서 유로화와 에스트코인을 1:1로 교환할 계획까지 세웠던 것을 고려하면 EU에서는 당연히 달가울 리 없었다. 단독 세력이었는데 경쟁자가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그 외의 내용은... 그냥 작가가 끼워맞추기 식으로 넣은 것들 뿐이었다. 예컨대, 에스토니아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세제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식으로 법인을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한 장을 통채로 할애하여 소개해놓았다... 이걸 내가 왜 읽고 있지? 라는 생각에 빨리빨리 스킵해버렸다.


암호화폐에 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읽으면 꽤나 흥미로운 내용처럼 보였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아, 전자영주권에 대해서는 꽤나 흥미로운 점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그것이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것. 실제로 전세계 사람들이 에스토니아 전자영주권을 소유하고 법인을 설립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전세계의 스타트업 인재들이 에스토니아라는 관문을 통해 유럽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배당을 하지 않고 재투자하면 법인세가 0프로라고 하니, 배당 여력따위는 염두에도 없는 스타트업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국가 입장에서 법인세를 거둬들이지 않으면 손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예를 들면 국가 차원에서 제공해주는 인프라를 무상으로 지원받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법인세를 지불하고 있는 다른 법인들에게는 역차별로 느껴질 소재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산업들의 경우에는 당연히 재투자보다는 배당의 매력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늘 혁신적인 기업들만 유치한다는 결론인가?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 기대했던, '블록체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목표는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 책 전반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소개하는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어쩌면 이것은 기술적인 문제로, 일반서적들에서 소개하기 어려운 내용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의 궁금증은 어디서 충족시켜야 하지?

매거진의 이전글 메타버스-김상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