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되고 싶어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뭘로 태어나고 싶어?"
- 누군가 내게 이런 질문을 할 때면 난 늘 이렇게 답하곤 한다.
"구름으로 태어날 순 없나?"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산다는 건 어쩌면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다. 남들의 시선에 주눅 들지 않고, 남들의 인생을 내 인생과 비교하지 않고, 남들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다른 이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도무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준이란 것이 늘 내가 아닌 남이 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난 나만의 성공의 기준을 정했다.
- 1년에 한 번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정도의 경제적 여유를 가지는 것
- 글을 쓰며 사는 것
- 본업에서 인정받는 것
-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하루 사랑하며 사는 것
내려놓을 건 내려놓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오로지 나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내린 기준이었다. 오직 나만을 생각하며 내린 나만의 지표는 내 삶의 방향성이 된다. 이는 흔들리지 않기보단 흔들려도 그 뿌리는 내 안에 존재하기에 괜찮음을 의미한다.
설령 타인에 의해 나의 지표가 바뀌게 된다 해도, 어쩌면 그 또한 나의 뿌리일 지도 모른다. 삶이라는 건 본인에게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나게 되어 있기에, 과거에 했던 선택과 현재 하는 선택이 다르다 하더라도,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여전히 '나'이니까.
그것이 쌓이고 쌓여 결국엔 완전한 지표가 나에게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위의 네 가지는 내가 22살이 되었을 때 적어둔 성공의 기준이었다. 24살이 된 지금도, 변함은 없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흔들리는 중이다.
흔히 sns에 보이는 타인의 삶은 내 삶을 초라하게 만들기 쉽다. 때때로 나의 오늘은 타인의 오늘에 영향을 받는다. 기분은 한순간에 땅으로 가라앉고, 또다시 텅 빈 방 안은 온갖 소란스러운 한숨들로 가득 차곤 한다.
대부분의 이들이 착각하는 것은 이러한 모든 과정의 원인이 타인의 삶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나에게 그 원인이 존재한다.
결국 내 생각이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생각의 힘은 크다. 모든 비교는 결국 나의 생각으로부터 시작되며, 이 시작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내 감정을 지배하게 된다. 그렇게 내 하루엔 점차 '우울'이라는 감정으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빨리 깨달아야 한다. 내 감정을 지배하려는 그 생각 하나를 멈춰 세워야 한다. 이를 멈춰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나의 지표이다.
나는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 누구나 이 세상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나 그 자격을 가로막아서는 것은 아마 본인일 것이다. 지금도 가끔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세상 모든 것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행복한 것은 보이지도, 보려 하지도 않고 그저 나는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 하루를 보내곤 한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분노나 원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만을 느끼고, 내 삶을 스스로 깎아내리다 보면 결국엔, 놓치고 만다.
내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오늘은 내 삶을 부정적으로 살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었던가, 어쩌면 그 누구보다 내가, 내 삶을 부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었구나.'
오로지 내 몫이다. 행복한 삶을 살 것인지, 불행한 삶을 살 것인지는 나의 몫이며, 나의 선택이며, 나의 책임이다. 생각만 바꾸면 언제든지 행복한 순간을 누릴 수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 그런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일 것이다.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든 그 무엇도 하찮은 삶은 없다. 보다 많이 웃고, 행복한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는 자가 결국엔 현명한 자일 것이다. 삶은 한정적이고, 불행을 말하는 순간에도, 행복을 말하는 순간에도 시간은 흐른다. 이 시간을 어떤 시간으로 채울지는 여전히 나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 달렸다.
누구든 행복했으면 좋겠다. 타인의 기준에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본인의 기준을 향해 걸어갔으면 좋겠다. 때론 부딪히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괜찮을 것이다.
하늘이 부리는 심술에도 여전히 구름은 흐르고 있는 것처럼, 흘러가고 있다면 언젠가 푸른 하늘을 맞이할 수 있다.
- 어쩌면 흘러가는 대로 산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굳건하게 하루를 버티며 산다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