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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Jul 10. 2023

나를 소진하지 않는 삶

오늘부터 좀 덜 열심히 살기로 했다.

이제부터 좀 덜 열심히 사는 삶을 살기로 했다. 애초에 그다지 열심히 사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지금부터는 더 할랑하게 살기로 작정했다.


아는 여자 후배가 있다.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 농장을 하고, 유화 페인팅도 한다. 런닝크루도 하고, 국내외 여행도 자주 다닌다. 이 모든 것을 인스타와 페이스북에 신고하듯 게시하고 공유한다. 남의 취미와 취향에 뭐라고 왈가왈부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페북으로 올라오는 피드를 보기만 하는 데도 그 피곤함과 피로감이 전염된다.


열심히 산다기 보다는 인생을 소진해 가는 느낌이다. 본인 스스로도 페북에 이런 삶의 고단함과 어려움, 아픈 마음과 몸에 대해서 자주 토로한다. 마치 생명의 기운과 에너지를 여기 저기 쑤셔 넣은 다음 빨리빨리 소진시켜 버리고 이번 생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 나려는 것 같다고 할까.


나의 일상을 보니, 나 또한 크게 차이 없다. 별로 쓸모 있어 보이지 않는 욕망을 쫓아서 충동적으로 벌이는 여러가지 잡다한 일들과 그 일들이 원인이 되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또 다른 인과의 숙제들. 그 뿌리를 잘라 버리자.


나를 소진시키는 삶이 아닌 나를 충전시키는 삶을 살아 내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한가한 소리 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 맞는 소리다. 이제 한가한 소리, 좀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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