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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Sep 25. 2023

두려움 없는 자유로운 삶

나는 자유다.

대학시절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은 적이 있다.


책에 등장하는 조르바를 동경하긴 하였지만 현재에 충실하고 자유롭게 사는 삶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그땐 잘 이해하지 못했다. 직장도 결혼도 하지 않았던 청춘의 시절. 나름 자유를 구가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의무와 책임, 속박과 굴레. 욕망과 업보에 칭칭 메여서 옴짝 달짝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은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사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지 절감한다. 화목한 가족, 여유 있는 재산, 좋은 집, 사회적 지위와 평판, 외모와 건강.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챙겨야 한다는 강박에 삶을 소진해 왔다.


모두가 이 방향으로 전력으로 달렸기에 나 또한 별다른 의문 없이 청춘을 바치며 여기까지 왔다. 이렇게 달리는게 맞는지 가끔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묻는다.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냐고?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달리냐고?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1883.2.18.~1957.10.26.) 비명(碑銘)

니코스 카잔차스키는 생전에 자기의 비명을 직접 작성해 두었다. 욕망하지 않으면 구할 게 없고 구하지 않으면 비굴하거나 좌절할 게 없다.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다.



부처님은 망자에게 입혔던 분소의(衣)를 주워 걸치고 걸식(乞食 )을 하면서 나무 밑이나 동굴에서 잠을 해결하였다. 섹스를 하지 않고 금욕적인 삶을 살았다. 의식주와 성욕, 식욕과 같은 세속의 모든 욕망을 초월하셨다. 욕망이라는 것이 생겨날 여지를 없애버림으로써 무욕, 무소유의 삶을 사셨고 우주의 진리와 깨달음을 얻으셨다. 




모든 욕망과 욕심, 탐욕을 버리면 허무주의로 빠지게 될까?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동력을 얻게 될까?


우리의 삶을 이끄는 동력과 의지가 이기적 욕심에 기인한다고 믿는 착각이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재산과 부를 향한 이기심이 경쟁을 일으키고 이 경쟁이 자본주의를 발전시킨다는 아담 스미스의 자유시장이론이 이런 잘못된 생각의 바탕이 되었다. 아담 스미스는 이기심과 경쟁이 사회적 부와 발전을 이뤄 나가는 데 유효하다고 했을 뿐, 물질적 부가 우리 인생의 행복을 보증하거나 담보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 착각하지 마시라


현대에 와서 물질적 부와 재산이 곧 행복한 삶이라고 믿게 되면서 문제가 점점 꼬이고 있다. 물질적 부와 사회적 지위곧 행복이라는 물질만능주의가 확장되면서 사회 전체의 부는 증가하지만 사회 구성원 각자의 행복이나 삶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각자의 행복은 사회나 국가에서 제공해 주지 않는다.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행복, 만족, 자기 효능감은 밖이 아니라 안에서 찾아야 한다.


밖으로 행복을 구걸하러 아무리 열심히 다녀도 결코 구할 수 없다. 욕망의 불꽃, 탐욕의 불꽃을 멈추고 내면의 자족과 평안을 찾아 보아야 한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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