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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Oct 24. 2023

외계인 침공이 말이 안 되는 까닭

우주전쟁 (톰 크루즈 주연, 2005년)

우수한 문명과 힘을 가진 외계인이 지구를 점령하기 위해 침공한다? 게다가 인간을 잡아먹거나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뒤늦게 우연히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침공(2005년)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폭력적인 외계생명체의 학살과 도망다니며 저항하는 지구인을 그린 영화였다.


지구의 반경 수십광년 이내에서는 아직까지 지적 생명체를 찾지 못했다. 적어도 지구를 침공하려면 수십광년 이상을 이동할 수 있는 문명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 고도로 발달한 문명을 가진 생명체가 지구를 침공해서 왜 인간을 학살할까?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의문이 들었다. 좀 흉측하게 생기긴 했지만. 다른 환경이라 그 환경에 맞게 진화한 것이니 인간의 관점에서 미추를 판단하면 안 되지 않을까. 기괴한 대왕오징어처럼 생겼다고 다 사람 잡아먹어야 되나.



영화적 설정을 보면 지구가 갖고 있는 자원을 뺏고 사람을 잡아먹기 위해서 침공한 듯하다.


수십광년을 이동할 과학과 기술력을 갖춘 외계인이 단백질을 구하지 못하거나 프로틴 합성을 하지 못해서 인간을 잡아먹는다? 수십광년 이동의 목적이 단순한 단백질 흡입?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햄버거 하나 먹기 위해서 비행기타고 미국까지 갔다올 사람이 있을까?


우리보다 훨씬 발달한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 우리에게서 뺏어갈 게, 뭐가 있을까?


21세기 첨단 문명을 사는 과학자가 브라질 오지의 원시 부족을 찾아가는 이유가 그들로부터 뭔가를 뺏기 위해서일까? 과학자의 시선에서 볼 때 원시부족으로부터 빼앗고 싶은 뭔가가 있긴 있을까?


그래서 많은 SF영화나 공상영화에서 많이 차용하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이나 외계인의 지구인 학살은 사실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우리가 갖고 있는 제노포비아의 우주적 버전일 뿐이다.


제노포비아

낯선 것, 이방인이라는 뜻의 ‘제노(xeno)’와 싫어한다, 기피한다는 뜻의 ‘포비아(phobia)'를 합쳐 만든 말이다. 외국인 혐오증으로 해석된다. 상대방이 악의가 없어도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일단 경계하는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  [네이버 지식백과]


외계인이라는 미지의 집단에 대한 불안이 집단적인 적대감과 공포로 영화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에 만약 흑인, 백인을 처음 보았다면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외모가 다르고 이런 생명체에 대해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은? 외국인을 본다고 막연한 두려움을 갖진 않는다. 알기 때문에.


모르는 것에 대해서 적대감을 갖는 것이 일차원적인 방어본능인지는 모르겠다.


모르는 외계인, 모르는 인종, 모르는 종교, 모르는 이데올로기.


잘 모른다고 적대감을 갖고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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