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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이 행복은 아닌데.

차라리 파랑새를 잡으러 가자.

by 조은돌

IT시스템을 코딩할 때 아마 제일 많이 사용하는 구문 중의 하나가 IF문이다. 간단히 구조를 설명하면 이렇다.


IF A=B, then C. else D.


A가 B와 같으면 C를 출력한고 그렇지 않으면 D를 출력하라.


코딩에서 자주 등장하는 조건문이고 이런 조건문들을 다른 구문들과 잘 섞어서 논리적 쌓아 올린 게 애플리케이션이다.


우리 인생은 어떨까? 우린 아마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IF 재산 >= OO 억 and 사회적 지위 >= 임원 and 학벌 >= SKY, then 행복. else 불행.

재산이 OO 억 이상이고 사회적 지위도 임원이상은 되고 학벌도 SKY는 나와야 행복이 출력되고 그렇지 않으면 불행이 나온다.


과연 그럴까?


인생에서 조건은 조건일 뿐이다. 인생에는 코딩과 다른 게 있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실천과 노력의 과정이 어야 한다. 그래서 위의 인생 조건문은 에러고 버그다.


좋은 참고서를 고르고 좋은 학원에 등록했다고 모두가 좋은 성적과 결과를 낳는 건 아니다. 확률이 조금 높아질 뿐이다. 주어진 도구와 환경 속에서 자신이 직접 공부해서 깨치거나 이해해야 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우리 모두 다 겪어봐서 알고 있는 것처럼


마치 좋은 참고서와 좋은 학원을 마련하면 성적이 절로 오를 것처럼 행복도 그렇게 생각한다. 행복해질 수 있는 도구와 조건에 집착한다.


인생의 행복은 그런 도구와 환경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 아무리 고대광실에서 화려한 음주가무를 매일 즐기더라도 마음이 불안하고 괴로우면 불행하기 마련이다.




학원에 등록만 하면 합격할 것처럼 유혹하는 학원 광고와 등록만 하면 몸짱이 될 것 같은 헬스 찌라시를 자주 보게 된다. 우리 모두는 그게 과장광고이고 결국 되고 안되고는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거, 다 알고 있다.


더 나은 조건과 여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조건들이 자동으로 행복을 출력해 주지는 않는다.


그건 알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에너지를 쏟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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