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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Form follows function.

by 조은돌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Form follows function).
- 루이스 설리번

건축은 잘 모른다. 하지만 이 말은 좋아한다. 20세기초 미국 시카고학파의 대표적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의 말이라고 한다.


꾸미는 것이 아름답다는 장식미술 개념을 버리고 간결한 형태를 최상으로 여기는 모더니즘 디자인의 정수를 설명해 주는 말이라고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간 것이 아마도 미니멀리즘일 것이다. 반발로 맥시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했지만...


의자의 기능은 사람이 앉는 것이다. 사람이 편하게 앉아서 일하거나 (사무실 의자) 쉬거나 (거실 소파) 식사 또는 커피를 마시는 용도(식당 의자)이다. 그러면 그 상황과 기능에 맞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식당의자가 사무실의자처럼 생겨서는 안 되고 사무실 의자가 소파처럼 되어서도 안된다.


요구되는 기능에 충실한 형태. 즉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사회에서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 저마다 가장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다른 부가 기능은 기본기능이 잘 작동되고 난 다음이다.


대개의 문제는 자기 본분에 충실하지 않고 딴짓에 더 신경 쓸 때 일어난다. 회사원이 회사일보다 사내정치에 더 열 올리거나 정치인이 국사를 국익의 관점보다 개인적인 영달과 뒷돈에 더 관심을 가질 때 기업과 사회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자연의 진화도 마찬가지이다. 자연의 변화에 맞춰서 최적의 기능을 구현하는 종(種)이 살아남는다. 적자(適者. the fittest)란 상황에 맞는 기능(function)을 형태(form)로 구현한 종을 이르는 말일뿐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새삼스럽게 들리는 요즘이다.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변종이 너무 많다.


본업에 진심인 사람. 본질에 충실한 사람은 시공을 초월해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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