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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다
마음을 꺼내 보아라.
평화롭게 해 주겠다.
by
조은돌
Nov 2. 2023
마음이란 실체가 있는가?
하루에도 수십번 마음은 변한다. 기분이 좋고 즐겁
다가도 우울해지거나 슬퍼지기도
한다. 마음은 변덕스럽다. 내 마음을 내 맘대로 컨트롤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마음은 내 의지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내 뜻과는 무관하게 슬프고, 기쁘고, 짜증을 낸다.
위진 남북조시대 출가한 혜가스님은 두통과 불안감에 시달렸다. 하루는 달마대사를 찾아 갔다.
“마음이 평화롭지 못합니다. 스승께서 편안하게 해주십시오.”
“네 마음을 여기 꺼내보아라. 그러면 평화롭게 해주겠다.”
달마대사가 답했다.
혜가스님은 온갖 방법을 고민해 보았지만 마음을 꺼내 놓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찾아도 마음이 없습니다.”
“내가 이미 네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었다.”
혜가스님은 달마대사의 이 말을 듣고 큰 깨우침을 얻었다고 한다.
마음을 잘 들여다 보면 사실 이 마음이라는 게 실체도 없을 뿐더러 내 것도 아닐 수 있다. 기분이 좋고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은 나의 의사 또는 의지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메카니즘을 갖고 나름으로 작동한다.
내가 내 기분을 조절하거나 통제할 수 있나? 없다. 그럼 이 마음을 내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마음의 실체는 사실 외부 조건과 상황, 신호에 반응하는 신호체계에 더 가깝다.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기분이 좋고 꾸지람과 비난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진다. 왜 그렇게 반응할까? 그렇게 반응하도록 학습되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은 사실 이러 저러한 조건에 이러 저러하게 반응하도록 학습되어진 알고리즘일 뿐이다. 나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지맘대로 바뀌는 마음을 들여다보고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평정심을 유지하려면 마음이 혼자 떠돌다 지쳐 가만히 가라 앉기를 기다리면 된다.
마음이 지어내는 허상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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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기분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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