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평소에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꽃을 사랑한다고 해 놓고 물도 안 주고 신경도 안 써서 말려 죽이는 사람은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럼 글을 써야 합니다. 묵묵히 쟁기를 끌고 가는 소처럼 글밭을 일구어야 합니다.
가정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럼 배우자와 자녀에게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야 합니다. 소주 한잔의 유혹을 뿌리치고 꽃다발과 치킨을 들고 집으로 향해야 합니다. 피곤하더라도 더 피곤한 상대방을 위해서 싱크대 앞에 서야 합니다.
회사와 일을 좋아한다. 그럼 회사가 잘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내가 조금 손해 보고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이득을 보더라도 그게 회사가 잘되는 방향이면 그 방향으로 협조해야 합니다.
애인을 사랑한다? 그러면 한 눈 팔지 말고. 그녀가 잘 되기를 응원하고 지원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처음의 설렘이 시간이 지나면서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바뀌고 그 익숙함이 무관심으로. 무관심이 무례함으로 바뀌는 그런 변이를 사랑의 힘과 행동으로 막아내야 합니다.
우리는 입으로는 사랑한다고 하면서 실제 행동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면 글을 써야 합니다. 글쓰기의 즐거움은 좋지만 지겨움과 어려움은 피하려고 합니다.
삶에서 모든 좋은 것은 많은 안 좋은 것과 함께 뒤섞여 있습니다. 좋은 것만을 탐하고 그래서 그것만 발라내서 가지려 합니다. 그래서 어떤 것도 제대로 갖지 못합니다.
삶의 기쁨, 행복, 충만함, 성취감은 슬픔, 불행, 좌절, 고난과 같이 포개져 있습니다. 뭐를 하든 하기로 했으면 눈 딱 감고 팔 걷어 부치고 해야 하는 지점에서는 그냥 해내야 합니다.
삶의 행복은 목표로 향해 가는 여정 속에 점점이 박혀 있는 조그만 보석들입니다. 목표 지점에는 대개 금은보화도 없고 커다란 도깨비방망이 같은 그런 보물도 없습니다.
꽃을 사랑한다면 꽃을 사랑해야 합니다. 관찰하고 살펴보고 때가 되면 물을 갈아 주고 흙도 갈아줘야 합니다. 때론 가지도 쳐주어야 합니다. 그게 꽃을 사랑하는 길입니다.
이 당연한 일을 우린 자주 까먹고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딴짓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