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om/shorts/-BX7ldTzUmo?si=jBNVlcnM8SEHHDpJ
이런 영상을 봤다.
무대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눈빛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본인이 하고 싶은 것들을 그냥 잔뜩 해버리는 영상.
어린 시절의 나는 저런 삶을 꿈꿨다. 당장 떠오르는 하고 싶은 것들을 잔뜩 하며 주목받고 박수받는 그런 삶.
그럴 수 없었던 그 무렵의 나는, 교실 뒤편에 앉아 수업은 뒤로 하고 그렇게 된 내 모습을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지금 당장은 상상뿐이지만, 응, 대학에 가면 나는 꼭 이것저것 다 해보며 자유롭게 살 거야. 사람들이 부러워할 거야 모두. 하고 믿으며.
그리고 기대한 대학시절은, 뭐... 다들 예상하듯 별 거 없었다.
출석 대신 터미널에 들려 지금 당장 출발하는 아무 버스표를 사 무작정 여행도 떠나보고, 줄리앙박스 하나 들고 공원에 서서 그림도 그려보고, 아지트 같은 작업실에 모여 밤새 그림도 그려보고, 막 몰래 여기저기 낙서도 해보고 등등. 하고 싶은 것들은 다 해봤지만, 현실은 내 상상 속 세계와는 너무 달랐다.
몇 시간을 지루히 흔들리다 드디어 내리게 된 어느 이름 모를 터미널은, 식당조차 흔치 않은, 걷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정말로 외딴곳이었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공원에 서서 그림을 그리는 일은, 글쎄. 생각보다 재미없었고, 크게 주목을 받는 일도 아녔다. 다들 모여 밤새 그림을 그리던 일들은 그저 평범한 일상이었고, 몰래 하고 다니던 낙서는 결국 조용히 다시 다 지우고 다녀야 할 무서운 일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것저것 시늉만 내던 시간들이 흘렀고, 결국 그 모든 것들에 질려, 뭇 대학생들이 다 그렇듯, 적당적당히 지내며 할 것들만 채워나가는 그런 대학생활을 보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 그것만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는, 저 무대 위에 선 사람도, 저 무대를 즐기는 사람도 되지 못한, 저들의 삶을 인터넷을 통해 지켜봐야만 하는 어른이 되었다.
여전히 내 마음은 교실 뒤편에 앉아, 노을 지는 창 앞에서 펄럭이는 커튼을 바라보며 기대와 공상 속에 빠져있지만, 나도 꼭..! 에서 부럽네요, 찬혁 씨가 되어버린 내 현실이 참 따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