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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어대디 Apr 29. 2019

#11 내가 아이와 여행하는 이유(feat. 아빠)

아빠와 아이가 함께 여행하면 좋은 점

아이들과 여행하는 아빠 투어대디입니다.

오늘은 내가 아이들과 여행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리들은 아주 각박하고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의 경쟁, 회사 내에서의 생존을 위한 경쟁 등 각자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의 크기가 너무 커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한 사람의 일원으로써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우리는 여러 가지 역할을 맡아 이 각박하고 건조한 세상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직장에서는 업무에 치이고, 상사의 눈치를 보고, 나이가 들면 회사에서의 입지를 걱정하고, 집에서는 어느새 훌쩍 커버린 자녀들을 보며 소원해진 관계로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 또한 이러한 경쟁사회에서 많은 아픔과 고독을 가지고 살아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학교 안에서의 관계와 학원에서의 관계, 많은 아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무거운 현실인 것이 사실입니다.

아빠와 아이가 이렇게 각자의 삶 가운데서 어려움을 겪다 보니 아빠는 아이들과 대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단절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있는 아빠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두 아들의 아빠로서 아이들이 점점 성장해 갈수록 대화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서로의 생각, 언어의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간격이 커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와의 관계를 세워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오랜 고민을 하다가 시도한 것이 아이와 단 둘이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혹자들은 아빠들이 얼마나 바쁘고 피곤한데, 아이와 단둘이 여행을 갈 수 있느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아빠와 아이의 유대관계를 형성하기에 가장 좋은 것이 단둘이 하는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던 아이와의 여행이 지금은 아이와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게 도와준 아주 좋은 툴이라고 생각합니다.



1.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면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묻는 말에 대답을 안 하거나, 대답을 해도 단답형으로 이야기를 해서 참으로 답답했었습니다.

이것은 아이들이 커갈수록 부모들이 느끼는 공통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만 짧게는 2박 3일에서 길게는 그 이상 함께 여행을 하다 보니 조금씩 아이와 대화하는데 요령이 생겼습니다.

학교 생황은 어떤지? 어떤 친구와 가장 친한지? 혹시 괴롭히는 친구는 없는지? 담임선생님은 어떤 분이신지? 등등 평소에는 답을 하지 않던 질문에도 시간이 지난 지금은 학교나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먼저 이야기하며 공유할 정도로 관계가 좋아졌습니다.


물론 이런 시간을 따로 갖지 않아도 충분히 아이와 친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와 단둘이 여행하며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이와의 소통뿐만 아니라 아이가 아빠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솔직 제가 말재주도 없고, 원칙주의자이다 보니 아이에게 잔소리하고 혼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이와 대화를 하면서 아빠의 고충을 털어놓고 이해를 구하니 시간이 흐르면서 저에 대한 이해도 생기고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아이를 주도적으로 양육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빠가 의도적으로 한다기보다 함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여행 전 준비부터 아이를 참여시켜서 아이가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등 아이의 취향을 존중하여 아이가 여행에 깊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SBS 스페셜에서 아이와 여행하는 법 편에서 부모와 아이가 여행에 대한 생각이 다른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경험을 하는 걸 바라며 열심히 여행을 준비하고, 아이들과 함께 출발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부모들이 준비한 여행에 관심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여행에 자기 주도성을 적용하여 아이들을 여행 계획에 참여시켜 주도적으로 여행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을 때, 아이들이 보고 느끼고 배우는 것들은 확연하게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곳이 어느 곳이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재미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여정이어야 부모와 아이가 서로 만족하는 여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3. 몸으로 부딪히며 서로를 알아갈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아들이다 보니 여행을 가게 되면 함께 샤워나 목욕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등도 밀어주고, 서로 스킨십을 하면서 친밀도가 높아집니다.

여행을 가지 않아도 아빠들이 아이들과 목욕탕에 함께 가거나 집에서 함께 샤워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큰 맘먹지 않으면 잘 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행지에 가게 되면 단둘이 있게 되다 보니 많은 것을 함께하고 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여행을 가면 아무래도 많이 걸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의 컨디션을 수시로 체크하고, 숙소에 돌아오면 아이의 발과 종아리를 마시지 해 주면서, 아이의 성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아빠로서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의 성장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은데, 아이의 성장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 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이유가 아니라도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당연히 아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참 많습니다.

저 역시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제가 더 많이 느끼고, 깨닫고, 배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주변의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관계를 세워 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제가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도움을 되었던 내용들을 공유하여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저의 글이 우리나라의 아이를 가지고 있는 아빠들에게 도움이 되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투어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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