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보다 남말이 먼저다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는 누군가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일이 바쁘고 정신이 복잡한 날이면, 상대의 말이 그저 소음처럼 스쳐 지나간다.
경청은 단지 귀로 듣는 일이 아니다. 마음으로 듣는 일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스스로 들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혹은 지금은 듣기 어려운 상황임을 정중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채로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것만큼 상대에게 실망을 안기는 일도 없다.
말하는 사람은 금세 알아차린다.
“아, 지금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가 없구나.”
그렇다면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낫다.
“지금은 마음의 공간이 부족해서, 나중에 꼭 다시 듣고 싶다”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가능한 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 너의 몸에 배게 만들어라.
< 명상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경청이란 결국, ‘상대의 입장에서 듣는 일’이다.
그런데 많은 남자들은 대화를 들을 때 ‘내가 옳다’는 태도로 접근하곤 한다.
상대의 말을 비판하거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우리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 공감일 때가 많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 내 감정을 함께 느껴주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마음이 열린다.
그러니 먼저 들어야 한다. 진심으로, 온전히, 귀 기울여야 한다.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이 말을 하고 있는지, 말 너머의 감정에 닿기 위해 애써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건넬 수 있다.
그런 반응은 말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인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윗사람의 말만 경청하고, 아랫사람의 말은 흘려듣는다면,
그 사람은 결국 누구의 신뢰도 얻지 못한다.
오히려 아랫사람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요즘 그 말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나 또한 아랫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여는 상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이런 마음가짐은 독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얻은 통찰을 내 삶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다.
읽기만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아는 것만 많아질 뿐, 달라지는 건 없다.
결국 중요한 건 ‘듣는 태도’다.
사람이든 책이든,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다가갈 때
우리는 비로소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오늘도 나는 다짐해본다.
더 잘 듣고, 더 깊이 공감하고, 작게라도 실천하겠노라고.
내 글이 곧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