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서 남주나요?!
나에게 투자하든, 타인에게 투자하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저희 집은 아버지의 검소한 성향 덕분에(?) 재미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화장실에서 불을 끄고 볼일을 본다든지, 겨울에도 찬물로 샤워를 한다든지, 소변을 보고도 물을 내리지 않는다든지(다음 사람이 내리도록), 보일러를 잘 안 켠다든지, 집이 어두워도 불을 켜지 않고 지낸다든지 하는, 조금 짠한(?) 모습들입니다.
가끔은 ‘저렇게까지 아껴야 하나’ 싶지만, 어떻게 보면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희생이 몸에 밴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어머니는 많이 답답해하시곤 합니다.
“쓸 땐 좀 써야지” 하시며, 아버지와 성향이 비슷한 형에게도 자주 잔소리를 하십니다.
마트에 장을 보러가거나, 백화점에 쇼핑가기를 싫어하시고, 멀리로 여행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형이나 아버지보다는 돈을 쓰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낭비를 하지는 않습니다.
소개팅 자리에서 밥을 사는 정도는 어렵지 않지만, 남은 피자는 꼭 포장해 온다든지, 옷을 자주 사지 않는다든지, 저 자신에게 투자하는 데도 꽤 소극적인 편입니다.
가끔은 ‘그래서 아직도 30대 후반에 장가를 못 간 건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돈을 모으는 데는 나름 최적화된 성향이라 크게 불편하진 않습니다. 이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아직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사랑은 내 것까지 다 내어줄 수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니까요.
사람들로부터는 결혼하면 아내에게 상냥하고 친절하게 잘할 것 같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결론이 꼭 결혼으로 이어지는 건 웃기지만, 어쨌든 저도 많이 만나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맞지 않는 이성과의 식사 자리는 시간도 돈도 아깝게 느껴질 때가 있긴 하지만요.
그래도 절약은 하되, 인색한 사람이 되지는 말자고 다짐하며 글을 마칩니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