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서글픈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기도 하다.
“인간의 삶은 고통과 지루함 사이를 진자처럼 오간다.”
-쇼펜하우어
삶이 고통이라는 사실을 외면한 채 살아간다면, 우리는 결국 현실에서 도망치며 살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쇼펜하우어는 음악 감상이나 금욕적인 삶, 그리고 자아의 욕망에서 벗어난 관조적인 태도를 통해 고통을 견디려 했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철학을 논하고 삶을 성찰하는 일조차, 때로는 고통스럽다. 말이 무겁고, 마음은 더 무겁다.
삶이 고통과 지루함 사이를 반복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단정 짓고 싶지 않다.
고통과 지루함이 삶의 일부인 것은 맞지만, 그 속에서 문득 피어나는 소소한 기쁨과 조용한 평안 또한 삶의 일부가 아닐까.
쇼펜하우어의 말이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는, 아마도 그것이 현실을 너무도 날카롭게 찌르기 때문일 것이다.
아프지만, 그래서 더 진실처럼 느껴지는 말.
요즘 나를 괴롭히는 고통은 회사에서 쌓여만 가는 미해결 과제들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쌓이는 일들에 눌리다 보면, 내가 그 속에 깔려 있는 기분이 들곤 한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만약 쉬운 일들만 반복된다면… 지루함이라는 또 다른 고통이 찾아오지 않을까.
고통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계속 아프기만 하다면, 이 시간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통증으로만 남을까.
가끔은 내 자신이 참 보잘것없이 느껴진다.
한편으론 이런 현실을 부정하고, 아무 일 없던 듯 도망치고 싶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를 채우려 애썼는데,
다시 업무 중심의 삶으로 돌아오고 나니, 삶이 유독 더 무겁게 느껴진다.
피하려 들면 괴로움은 더 커진다.
그래서 오늘 오후엔, 고통을 인정하고 시련을 정면으로 바라보려 한다.
쇼펜하우어는 인간 존재의 중심에 ‘의지’라는 개념을 놓았다.
살고자 하는, 방향 없는 강렬한 의지. 그것이 모든 생명을 움직이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니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점심을 잘 챙겨 먹고, 다시 힘을 내보자.
이 글이, 나처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천천히, 조심스럽게 마무리해본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