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부터 부쩍 상태가 좋지 않다. 우울감이 마구 올라온다. 마치 구멍에서 물이 쏟아지듯이. 마구 쏟아져 내려온다. 구멍을 막을 힘이 전혀 없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아르바이트를 나갔다. 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너무 힘든데 혹시 데리러 와줄 수 있냐고. 동생은 더 묻지 않고 와주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장난을 치면서 집으로 왔다.
가족이어도 힘들다는 말을 꺼내기는 참 힘들다. 가족이어서 그런가. 이따가 엄마 마중을 나가야지. 어제 엄마도 나를 신경 쓰셨을 것이다. 축구 보면서 치킨 먹자고 문자를 먼저 하신 것을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