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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Feb 19. 2024

아르바이트 인생은 실패한 인생일까

 나는 이십 대 초반부터 카페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일을 한 카페만 해도 여섯 군데가 넘는다. 나는 예체능을 전공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로도 괜찮다며 위안 삼았다. 주변 같은 전공자들은 학부 때 이미 교직 이수를 하거나 취업 준비를 위한 준비를 했고 취직을 해서 안정적인 상태이다. 나도 꿈이 있었지만 어그러져서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찾은 내 도피처가 카페였다.

 이십 대 후반엔 꽤나 힘들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에 잠 못 이루기도 했다. 우울증은 심해져 조울증이 되었다. 카페에 더는 나갈 수 없었다. 병원에 입원을 하고 긴 시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스스로가 장애를 입은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했던가. 몇 년 후 조금씩 나아지면서 다시 카페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갈 수 있는 곳이라곤 카페뿐이었다. 그런데 요즘 나이를 먹으며 그런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건가. 언제까지고 최저시급에 허덕이며 살 것인가. 나는 실패한 인생이 분명하다.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 쓴 글에는 모두 그를 비난하는 댓글이 달린다. 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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