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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Feb 20. 2024

또 울다

 보건소에서 진행하던 상담을 이번에는 내 작업실에서 하게 됐다. 나는 이제 모든 슬픔에 무덤덤해졌다 자신했는데, 과거의 폭력적이었던 아버지를 언급하다가 금세 무너져버렸다. 꺽꺽대며 울었다. 이렇게 말씀드렸던 걸로 기억한다. “저는 아빠 같은 남자 만나서 엄마처럼 살기 싫어요.”라고.

 나는 폭력적인 남성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사실 남자가 조금 무섭다. 특히나 화가 나 있는 남자들 말이다. 너무나도 무섭다. 그 분위기를 견딜 수가 없고 어서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고 싶다. 나약하고 무능했던 엄마는 아버지가 폭력적으로 굴 때마다 울기만 했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어서 그 모든 것이 끝나기만을 바랐다. 나는 그렇게 자랐다. 그래서 억울했다. 불행했던 나의 유년기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운다. 도무지 울음을 참을 수가 없다. 이런 나약한 내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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