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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Feb 21. 2024

엄마를 사랑한다는 게 슬플 줄이야

 나는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왜냐면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릴 적 나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주고 무감각한 부모님이 미웠다. 그런데 요즘 나이를 먹고 부모님도 나이 드시는 걸 보면서 연민이 느껴진다. 나는 궁금했다. 동정과 연민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 같다. 엄마가 귀여워 보인다. 나보다 키가 작아진 엄마를 보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이젠 짐도 내가 든다. 엄마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 나는 슬프다. 나는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했는데, 나는 엄마를 사랑하는 것 같다는 게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엄마를 사랑한다. 아마도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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