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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광윤 Feb 03. 2020

우리 아이는 책 읽기를 싫어해요

<영어책 읽기의 힘> (by 고광윤, 길벗)

아이가 책 읽기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 고민하는 엄마 아빠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영어책 읽기가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또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솔직히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관련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여 아이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고, 해결 방안에 대한 조언을 충분히 들은 후,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일 듯합니다. 

 

다른 유혹에 깊이 빠지기 전에 


 어린아이들은 실로 온갖 다양한 것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부터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에게 알맞은 책을 골라 꾸준히 읽어주면 아이들은 대부분 이야기 속의 신기한 세계에 매료되어 책을 좋아하고 읽어주기를 고대하게 됩니다. 내용의 이해와 크게 상관없이 책 보는 것을 좋아하고 책 읽는 흉내를 내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세상의 다른 유혹에 깊이 빠지기 전에 어려서부터 좋은 책을 많이 읽어주어야 합니다. 책 읽기의 재미를 깨닫게 해주고 책과 친해지도록 해준다면 아이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즐기도록 만드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선호와 적성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책 읽기를 본래부터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유난히 책을 좋아하고 책 읽기가 적성에 잘 맞는 아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을 겁니다. 드물게는 무슨 이유에서건 책 읽기와는 정말 상극인 아이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책 읽기는 단지 선호나 적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의미에서 책 읽기는 건강한 생활을 위한 운동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며,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선호나 타고난 적성의 문제를 떠나 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왕 할 필요가 있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가급적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요?

 

주변을 책으로 채우고


 아이가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오늘 당장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 시간을 정해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어주고 함께 읽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매주 도서관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한 아름 골라 읽어주고, 집에 빌려와 또 읽어줍니다. 취침 전에도 짧은 책을 읽어주거나 책을 녹음한 오디오를 들려줍니다. 집 안의 책장이나 테이블뿐 아니라 화장실이나 자동차 안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늘 비치해 언제든 책 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 주변을 책과 스토리와 노래로 가득 채워 삶의 자연스런 일부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고양이처럼 야옹거리고 호랑이처럼 어흥 대며

 

 여기서 더 나아가 고양이처럼 야옹거리고 호랑이처럼 어흥 대며, 토끼처럼 껑충거리고 펭귄처럼 뒤뚱거리며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든 아이들이 즐기는 방식으로 함께 참여해 진심으로 즐겨야 합니다. 무엇보다 엄마 아빠의 책상과 침대에도 책을 비치해 틈나는 대로 읽고,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아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책 읽기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먼 훗날 돌이켜보며 엄마도 아빠도 아이도 모두 흐뭇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될 것입니다. 

 

단지 영어로 되어 있을 뿐이다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어줄 때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어책 읽기도 보다 본질적으로는 그냥 책 읽기란 점입니다. 단지 그 책이 영어로 되어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핵심은 그냥 좋은 책을 읽고 즐기는 것입니다. 영어 텍스트를 읽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탐구하고 탐험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어줄 때는 영어 학습에 대한 욕심이나 부담을 모두 버려야 합니다. 단지 아이들이 좋아하고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찾아 엄마도 아이도 여유 있게 함께 살펴보고 대화하고 공감하고 즐겨야 합니다. 

 

내리막길에서의 멈추기 힘든 질주

 

 영어책 읽기가 이와 같다면 그것을 싫어하기만 할 아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아이가 일단 영어책 읽기의 즐거움을 제대로 깨달아 그 속에 빠지게 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게 됩니다. 새로움과 신기함과 흥미진진함과 긴장감의 연속이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그런 아이에게 영어책 읽기는 아무리 멈추려 해도 쉽게 멈출 수 없는 가파른 내리막길에서의 질주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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