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욕을 하는 게 낫겠다 싶을 주민들의 막말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들 학교 가게 해주세요 라며 무릎을 꿇는 장애아 어머니들의 사진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투쟁은 그 사진 한 장으로 많은 힘을 얻게 되었고, 그 힘들이 모여 서진 학교가 개교하게 되었다. 이기는 투쟁을 한 서진 학교 개교는 환영할 일이지만 그 뒤에는 더 많은 상처와 깊은 차별의 역사가 담겨 있었다.
영화 속에서 부모님이 외치는 문장들 모두에서 가슴을 내리치는 기분을 느꼈다. 어머니들은 쉼 없이 죽음과 생에 대한 이야기를 뱉았다.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 마스크가 축축해지도록 울어도 가슴엔 답답함만 남았다. 아이들은 웃고, 어머니는 울었다. 그 힘든 시간들을 함께 보내며 삭발, 삼보일배, 점거농성을 하던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다. 다음 생에도 그다음 생에도 엄마의 아이로 태어나 달라고, 그때는 더 잘해주겠노라고 이야기한다. 덕분에 알게 된 사회, 착한 사람이 되려는 노력들에 감사한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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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5월에 개봉했지만 얼마 전 장면의 일부 삭제 가처분 신청이 들어왔다. 주민 토론회에서 발언한 주민 중 한 사람이 자신이 나온 부분을 지워달라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집 값이 오르는 것도 원하지 않고, 차별받는 강서구가 잘 살게 되길 바라면서 항의를 한다고 소리 높였다. 혐오시설이 가득한 지역, 차별받는 지역에서 잘 살기 위해 테마타운을 설치해야 된다고 소리치던 그 당당함은 어디로 갔을까? 부끄러운 자신을 발견하는 게 조금 일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 가처분 신청 덕분에(?) 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지만, 지독한 말들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던 장애아의 어머니에게 쇼를 하지 말라는 말을 뱉는 사람들에게서는 어떤 인류애도 느낄 수 없다.
왜 특수학교가 혐오시설 인가. 왤까... 영화를 보고 생각을 되짚다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도 장애인 특수학교를 반대해 개교한 일반 학교였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선을 그어서 일반학교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따로 모일 곳 조차 마련해 주지 않는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접하지 않고 마주하지 못하는 데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어릴 때부터 함께 생활한다면 익숙해질까? 그 어릴 때의 기준은 언제가 될까? 아이가 장애 판정을 받았을 때보다 일반학교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게 가장 두려웠다는 어머니들의 걱정에서 소소한 다름으로 놀림을 받거나 따돌림을 받던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하물며 장애에 대한 편견은 얼마나 극심할까?
늘 인디스페이스에서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면 해결할 수 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채운다. 그럼에도 인디스페이스의 개봉 영화들을 찾아보는 이유는 숨 쉬듯 차별이 일어나는 이 사회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 하나의 증거가 되고 싶어서다. 이슈를 들여다보고 공감하고,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영화관의 티켓, 한 자리로 보여주고 싶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방송이.... 아아... 언제나 영화에서 보고 나오는 다큐가 티비 방송으로도 송출된다면 어떨까? 하는 결론에 이르르는데 왜 방송에서는 정제된 콘텐츠만을 보여주는 걸까? 또 의문으로 머릿속이 가득 찬다.
얼마 전에 본 장애아와 어머니의 다큐멘터리 <까치발>이 생각났다.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44226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