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은 2016년 5월 20일에 오픈했다.
한창 갑질 논란 뉴스가 쏟아지던 그즈음이었다. 오픈한 가게가 1년 안에 절반은 폐업한다는 기사들 안에 ‘을’ 중에서도 철저한 ‘을’ 이 되어야 살아남는 자영업자가 되기로 했다. 을이 되기를 자처한 것이 아니다. 그런 사회에서 오히려 사람과 사람이 갑과 을이 아닌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 안에서 다양한 가치들을 공유했으면 했다.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독특한 셀프서비스 방식의 술집. 주문과 동시에 결제되는 선불 시스템에 어이없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훈수를 두는 사람도 있었다. 어떨 땐 경찰을 불러야 될 만큼 가혹하기도 했다. 광장이라는 작은 가게의 가치를 지키는데 위협을 느끼는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내가 왜 가게를 열었을까, 묻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7년 5월 20일을 맞이했다. 1년. 1주년 행사를 거하게 준비했고 오버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큰 파티를 열었다. 명색이 1주년인데 사람이 너무 안 올까 걱정이에요 라는 말에 에이, 사람이 너무 많은 게 걱정 아니에요? 하던 광장을 찾던 사람들. 그리고 정말 북적였던 그 날은 정신없었지만 뭉클한 기억이다.
이젠 휴가는 언제 어디로 가는지, 오랜만에 오면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온 거예요 하는 타박과 함께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서로 눈인사만으로도 미소가 돈다. 속상한 일이 생기면 같이 공감해주며 화를 내기도 하고, 광장을 욕하는 사람에게 달려가 댓글로 혼쭐을 내주기도 하는 재미난 광장 사람들.
단골들과 재미난 콜라보들도 끊임없이 생겨난다. 노래를 만드는 사람은 라이브를 하고, 기획을 하는 사람과는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재미난 이벤트를 연다.
그래도 1년이 지나니 다들 어디론가 떠나가는 소식을 전한다. 다시 올 때 없어지면 어떡해요 했더니 광장엔 업그레이드밖에 없다며 단언하고 떠났다. 언젠가는 고향가려구요, 서울살이 그만하고, 랬더니 에이 그게 어디든 무조건 따라가죠. 우리 또라이거든요. 하고 농담을 나눈다.
광장엔 재미나고 즐거운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내 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규칙을 들이대 이리저리 하는 어려운 공간에 편안하다며 광장을 찾는 사람들. 갑도 을도 아니고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를 대하며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혼자 알기만 아쉬워 글로 남겨보기로 했다. 예쁘고 고운 사람들이 모여줘 매일매일 행복한 나는 광장의 두 번째 전시회를 했던 박승희 작가와 함께 더 멋지게 기록할 것이다.
밥 먹는 술집, 광장, 그리고 광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글, 김광연 / 그림, 박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