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3>가 남긴 가족에 대한 오만과 편견
이번 화는 오징어 게임 시즌3에 대한 결말과 함께 스포가 대거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넷플릭스 1위에 등극했던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시리즈. 오래 기다린 결말인 만큼 기대도 컸던 탓일까. 많은 이들은 용두사미의 절정이라며 분노했다.
“아니 그래도 가족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특히 한 노모가 자신의 아들을 죽이면서까지 낯선 임산부를 살린 장면과 그 임산부에서 태어난 아기를 살리겠다고 주인공을 포함한 5명+의 주요 인물이 희생된 결말에서.
"임산부 나올 때부터 어차피 우승은 아기였어."
하지만 그 실망들 속엔 지금까지 너무나 익숙하게 받아들인 두 마음이 충돌하고 있는 듯하다. ‘가족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오만. 그리고 이와 함께 ‘가족이 아니면 진심일 리 없다’는, 아주 당연하게 믿어온 편견.
우리는 단지 피로 이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이해와 용서를 기대하면서도 또 다른 한 편에선 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진심과 희생을 의심해 왔다. 그 익숙한 감정이 거부감을 일으켰고 그 익숙한 믿음이 이 결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든 것이 아니었을까.
한 지붕 아래 사는 혈연이나, 혼인으로 엮인 관계. 그게 바로 오랫동안 ‘가족’이라 불러온 정의였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법이 보호하고 제도가 뒷받침하고 도덕이 당연하다고 말해왔으니까.
하지만 그 가족이란 범위가 너무 좁았다. 그 사이 세상은 변했고 우리는 더 이상 단순히 혈연관계라는 이유만으로 삶을 함께 꾸려가지 않는다. 오히려 비혈연 관계의 사람들과 더 많은 시공간, 즉 삶의 가치와 방식을 공유한다. 다시 말해, 사랑으로 일군 부모, 형제, 배우자라일지도, 삶의 가치와 방식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서로에게 점점 타인이 되어가는 게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실로 "그래도 넌 내 가족이잖아."라는 원치 않은 무조건적인 의무와 책임으로 서로를 구속하는 가족은 점점 더 힘을 잃고 사라져 가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족이라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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