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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원일 goldbranch Dec 05. 2020

우울증 일기 #10

몸이 좋아하는 것

글을 쓰려다 놀랐다.

공황장애가 검색어 1위라니.


우울증과 함께

요즘 흔히 보는 단어가 되었다.


단련되고 단단해진 마음과 달리

몸은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한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삶의 무게가

몸에겐 이렇게 엄청난 고통이었음을

공황장애를 두어 번 겪고 나서야 알았다.


편곡 일이 들어오면 기분이 좋다.

돈을 버니까. 인정받는 거니까.

몸은 그것을 위기라고 느낀다.

고생하니까. 여유가 사라지니까.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건강이 안 좋아지니까.

생명이 단축되니까.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일에서 벗어나니까. 맛난 밥을 내가 사니까.

대개 부탁을 들어주는 일들인데, 이 또한 인정받는 거니까.

몸은 그것을 위기라고 느낀다.

역시 고생하니까. 그런데 보답받지 못하니까.

일에 지장을 주니까. 생명이 단축되니까.


몸이 좋아하는 것이 무언지 알겠다.

잘 먹는 것

잘 자는 것

산책

커피

여유

피아노

규칙적인 생활 리듬

낯설지 않은 것

혼자만의 시간

생각하기

멍때리기


몸아 그동안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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