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좋아하는 것
글을 쓰려다 놀랐다.
공황장애가 검색어 1위라니.
우울증과 함께
요즘 흔히 보는 단어가 되었다.
단련되고 단단해진 마음과 달리
몸은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한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삶의 무게가
몸에겐 이렇게 엄청난 고통이었음을
공황장애를 두어 번 겪고 나서야 알았다.
편곡 일이 들어오면 기분이 좋다.
돈을 버니까. 인정받는 거니까.
몸은 그것을 위기라고 느낀다.
고생하니까. 여유가 사라지니까.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건강이 안 좋아지니까.
생명이 단축되니까.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일에서 벗어나니까. 맛난 밥을 내가 사니까.
대개 부탁을 들어주는 일들인데, 이 또한 인정받는 거니까.
몸은 그것을 위기라고 느낀다.
역시 고생하니까. 그런데 보답받지 못하니까.
일에 지장을 주니까. 생명이 단축되니까.
몸이 좋아하는 것이 무언지 알겠다.
잘 먹는 것
잘 자는 것
산책
커피
여유
피아노
규칙적인 생활 리듬
낯설지 않은 것
혼자만의 시간
생각하기
멍때리기
몸아 그동안 미안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