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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원일 goldbranch Feb 28. 2021

우울증 일기 #15

약물치료 시작 후 한동안은 일기를 쓸 수 없었다

아침 7시에 심장 고동과 함께 자동으로 눈이 떠지던 리듬에서 해방되니

온전한 나만의 시간도 함께 사라졌다

또 다른 핑곗거리를 대자면

더 이상 글쓰기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졌달까.

이 시국에도 불구하고 만남을 이어간 극소수의 친구들과의 대화도

마음이 나아지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특히 절필 선언 이후 가졌던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방송에서의 오케스트라 편곡과 지휘는 즐거웠다

유튜브 라이브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다

여보는 아무래도 연기자가 될 거 같다



이런 많은 새롭고 즐거운 이슈들 가운데서도

해결되지 않는 어두운 구석이 있었는데

내일이면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더 이상 특정인으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을 거라는 확실한 보장이 있는 것.

그것이 유일한 치료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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