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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

2018년 추석 연휴에 가장 볼만한 영화

by 원일

영화 <안시성> 전투장면은 <킹덤 오브 헤븐>의 전투 장면과 너무나도 닮았고, 조인성, 엄태구, 설현의 관계는 <아마겟돈>의 부르스 윌리스, 벤 에플렉, 리브 타일러의 관계와 너무도 닮았다. 고구려 시대의 영화이건만 수많은 장면에서 헐리웃 영화들의 기시감이 발생한다. 역사적인 고증은 아예 포기한 것 같은 전투장면들에서는 장예모 영화들이 보인다. 만일 누군가 작심하고 비판한다면 비판받을 요소들이 많이 보이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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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하늘 아래 100% 창작이라는 것이 존재하던가? 잘 조립된 <안시성>의 전투장면은 장예모 대작들의 과장된 영상보다 훌륭하고, 이 영화가 실화였다는 사실은 영화의 현실감을 높여준다.


영화를 박진감 넘치게 만들어주는 1등 공신은 물론 기술적인 완성도이자만 정신없는 전투 속에서도 인물들의 캐랙터와 드라마를 잘 살려내주는 배우들의 연기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스타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연기가 영화 속으로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 특히 <어른 도감>의 찌질한 엄태구와 톱스타 (가장 걱정스러웠던) 설현의 로맨스도 애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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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관람하는 목적은 영화를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독의 시선을 인정하고 그 시간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안시성>은 영화의 목적에 충실한 영화이다. <안시성>이 이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기술적인 완성도는 가장 뛰어나고, 단연 2018년 추석 연휴시즌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는 영화라고 주장하겠다. 올 추석에 <안시성>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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