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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 등반

by 널리

#성질좀죽이고살자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욱해서 고치지 않으면 안 되는 못된 성격의 소유자가 됐다. 조금 어른스럽고 부드럽게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럴 수가 없었던 건 그만큼 내 그릇이 작았기 때문 그리고 지금도 계속 작기 때문.

#Kilimanjaro1​


Kilimanjaro 등반에 앞서 우리 단원이 다른 코이카 단원에게 소개받은 여행사에 예약을 했다. 5박 6일의 등반 일정으로 타 여행사들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소개받은 단원에게서도 엄청나게 좋은 평을 들었기에 의심하지 않고 예약을 진행하게 됐다.

하루하루 바쁘게 일하다 정신없이 짐을 챙겨 등반 일정 전날 여행사를 방문했다. 가격대로 달러를 챙겨 와서 지불했지만, 전액이 아닌 일정액만 내고 나머지는 마랑구 게이트에서 직접 지불하란다. 별 의심 없이 알았다고 하곤 내일 아침에 만나자며 헤어졌다.

아침부터 바삐 아침 식사를 하곤 여행사에 캐리어 하나를 맡겨두고 차를 탔다. 차 엔진이 데워지기도 전에 경찰에 걸렸다. 여행사 아저씨가 조수석에 탄 채로 안전벨트를 메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그냥 주의 정도만 주고 끝나길 바랐는데 경찰서까지 연행한다. 아저씨는 앞 좌석에서 손님인 우리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투덜거리는 쪽을 택한다. 경찰서에 도착하자 아저씨가 아닌 체격이 건장한 운전기사 언니가 일을 처리한다. 경찰과 긴 대화가 오갔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는지 TZS 30,000(한화 15,000원)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아온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polisi sida sana(경찰 문제 많아요!)!'라며 대화를 시도해 본다. 앞 좌석에 타고 있던 여행사 아저씨와 뒷 좌석에 타고 있던 가이드 아저씨가 맞장구를 친다.​


같이 간 단원과 나는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

20~30분 간의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고는 등반에 필요한 의복과 장비들을 렌트하기 위해 샵에 들렀다. 들어서자마자 카키색의 멋들어진 점퍼를 고르고 침낭이며 지팡이며 필요한 물건들을 순식간에 얇은 비닐봉지에 담는다. 등반에 필요한 기본적인 준비는 끝났다. 여행사 아저씨에게는 고맙단 말을 뒤로 하고 짧은 작별 인사를 건넨다.​


마랑구 게이트로 가기 전 산에서 필요한 식재료 중 고기를 구입한다. 가이드 아저씨가 내려서 고기를 사고 운전기사 언니는 #Tanga 고깃값은 어떠냐며 질문을 건넨다. #Moshi와 가격이 비슷하단다. 40~50분을 더 달려서 마랑구 게이트(Marangu route의 시작점)에 도착했다.

과연 개인적으로 준비한 물건들이 얼마만큼 활용도가 높을진 모르겠지만, 다 필요한

킬리만자로 마랑구 루트 등반에 앞서 렌트할 수 있는 의복류와 신발 외 개인적으로 준비한 등반용 물품

ㅇ 고추장: 정말 힘들 때 고추장을 먹으면 힘이 날 것 같다.

ㅇ 컵라면: 산에서 먹는 라면이야말로 등반의 묘미!

ㅇ 핫근이: 춥다 그래서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핫팩, 포켓형, 파스형.

ㅇ 입술 보호제: 건조할 수 있기 때문에 소중한 입술 보호를 위해!

ㅇ 말랑 카우와 사탕: 산에서 당 떨어지면 큰일 남!

ㅇ 비타민: 충분한 비타민 섭취도 등반 성공의 요건!

ㅇ 거즈 수건: 얼굴에 써서 바람을 막을 수도 땀을 닦을 수도 있는 다용도 수건.

ㅇ 플래시: 불빛이 없을 산에서 스탠드형과 간이형으로 불빛을 확보한다.

ㅇ 클렌징 티슈: 씻기 어려울 테니 티슈와 물티슈로 간단히 청결을 유지.

ㅇ 수면 양말: 잘 땐 양말을 신지 않지만 어마무시하게 춥다니 준비!

ㅇ 안대: 침낭에 들어가면 얼굴이 시리니까 안대는 필수!

ㅇ 안경집: 사진엔 없지만, 소중한 안경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지!!!!​


2016.10.14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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