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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널리 Feb 05. 2023

리투아니아에서의 마지막 이야기!

맛있는 음식과 친절함의 나라, 리투아니아:)

아침에(또 늦잠 자는 거 실패! 5:36에 눈이 번쩍) 일어났더니 이런 풍경:) 체크인할 때 높은 층으로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6층 건물에 5층에 있는 방을 줘서 오랜만에 고층(?)의 풍경을 느낄 수 있었다.

Moxy 호텔 5층에서 내려본 풍경

쨍한 색감이 좋았던, 그리고 되게 에코 프렌들리 느낌의 엘리베이터. 양문형이라 문이 양쪽 다 열림, 물론 한 층에선 한쪽만!

It's all about design

그렇게 조식을 또 챙겨 먹고(리투아니아, 짱:)... 조식 바 사진을 깜빡하고 찍지 않았다. 'Self-serving is the best'라는 문구로 또 씩 웃음이 지어졌던:)

Moxy 호텔 조식

집에 돌아갈 때가 돼서 공항으로! 버스를 타고 갈 요량으로 žiogas란 앱을 다운로드하였다. 보통 1유로를 내고 타야 하는 버스를 0.7유로로 탈 수 있고 학생, 수습생, 70세 이상의 노인분들이나 장애인 분들, 80세 이상의 노인분들이나 장애인 분들은 50%, 80%의 할인율을 적용받는다.

앱을 다운로드한 후엔 카드와 연동을 시켜야 하는데 엄청 간단하다, 그 이후 최소 2유로 이상 충전이 가능하고 사용할 때는 버스가 도착 후 특정 코드를 입력하면 티켓 구매가 된다는 시스템.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배차 시간이 월요일인데도 길어) 나는 아래와 같이 다 다운로드하고 나서 택시를 탔다!!!

이거 리투아니아 다시 오란 의미지?!!?!?!!!!!!

버스 정류소가 내가 온 곳이 맞는지 반대쪽에서 타야 하는 게 맞는지 정확히 하기 위해서 벤치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할머니에게 물었다. 이쪽 방향이 맞나요? 영어를 못하는 할머니는 리투아니아 말로 친절한 톤으로 뭐라 뭐라 열변을 토하신다. 이렇게까지 열변을 토하신다면 영어를 못해도 뭔가 의사소통을 해봐야 되겠다 싶은 마음에 구글 번역기를 돌려 질문을 보여드렸다. 그랬더니 눈이 침침하신지 잠시 기다리란 제스처를 취하시고는 본인 가방에서 돋보기안경을 꺼내고 확인하셨다. 확인 후에는 다시 리투아니아 말로 막 얘기하시면서 이 쪽 방향이 맞다는 뜻의 끄덕임을 추가하셨다. 고마운 마음에(귀찮을 법도 한데) 아츄(리투아니아 말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잠시 후에 할머니가 타야 하는 버스가 도착하고 잘 가라는 뜻의 손짓을 했더니 할머니도 뭐라 뭐라 하시면서 손인사를 해주셨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표정과 제스처, 톤 등으로 친절함을 느낄 수 있다. 그게 이 할머니를 통해 내가 느낀 감정이다:)

리투아니아 버스 앱

어쨌든 늦어서 Bolt로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던. 사실 버스를 타도 공항이 그리 크지 않으므로 괜찮을 것 같긴 했지만 카우나스 공항 구경도 하고 싶고 마그네틱 구매를 해야 해서 마음 편히 택시를 이용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물가가 덴마크처럼 높지 않기 때문,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무뚝뚝하지만 스윗하시던(?) 기사님 뒷모습

되게 무뚝뚝하시던 기사님. 그런데 출발 후에 잠시 긴 신호를 받을 때 급한 제스처로 CD를 바꿔 끼우시더니 갑자기 다른 노래를 틀어주셨다. 누가 들어도 리투아니아 전통 음악 같은(한국의 트로트 같은)... 외국인이라 일부러 틀어주신 걸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 아주 짧은 일정의 리투아니아지만 이렇게 일일이 친절할 일이야 싶은 마음이 들던. 끝까지 무뚝뚝하셨지만 Bolt 앱 코멘트에 구글 번역기 돌려서 '리투아니아 전통 음악(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따로 틀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코멘트 남겼다. 볼지 안 볼지도 미지수이고 고객의 피드백을 크게 신경 안 쓸 수도 있지만 그냥 남기고 싶었다 ㅎㅎ

Kaunas 공항 아이들이 벽에 색을 칠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 인상에 남는다

카우나스 공항은 규모는 엄청 작은데 깔끔하니 작은 면세점도 있고 앉을 공간도 충분해서 좋았다. 나무로 리투아니아 국가 문양(?)이 각인된 마그네틱과 티셔츠를 샀다. 어디 가면 그 나라의 티셔츠를 구매하는 걸 좋아한다. 이건 아마 터키 여행(2008년)부터 시작된 일종의 습관이 된 행위인데(아닐 때도 많지만) 티셔츠를 사고 여행지에서 입을 때는 그 국가 사람들이 엄청 좋아하는 그런 게 있고(자기 나라 좋다고 티셔츠까지 입는데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 이후에 다른 데서 입으면 그때의 여행에 대한 기억을 다시 상기할 수 있어 좋다.

터키에서의 투르키예(Turkey가 아닌 이제는 Türkiye) 국기의 빨간색 반팔 티셔츠와 벨기에에서 샀던 플랜더스의 개 초록색 후드티는 정말 잘 입었던 기억이 있다. 사면서 계산대에 올려져 있던 이 음료수까지 샀다. 잭다니엘 티셔츠를 좋아했었던 적이 있고 콜라라면 그냥 칠 수 없는 인간이라. 급하게 사고 보니 가격이 꽤 했던, 거기다 그냥 콜라가 아닌 알코올 5%의 콜란 줄 알고 사서 기내에서 먹으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집에 까지 들고 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행 갔다 온 거 생각하며 마셔야겠다 혼자 생각하며!

잭다니엘 콜라

이렇게 짧지만 많은 걸 느끼게 해 줬던 리투아니아 여행을 마친다:) 후속으로 리투아니아 국민들의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심적 표현 방법과 내가 갖고 있던 유럽에 대한 나의 인식 변화를 정리한 글이 올라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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